"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해외시장을 뚫어라"

전동지게차와 팔렛트럭 등 운반기계전문업체인 수성의 김정배 사장이 올봄
전직원이 참석한 조회에서 내린 특명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선 경쟁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잘 나가던 업체.

하지만 외환위기이후 내수시장이 얼어붙자 매출이 격감했고 위기감이 엄습
했다.

돌파구는 해외시장개척뿐.

특명이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내수만 하던 업체라 수출 노하우가 있을리 없었다.

김 사장은 급한대로 이전 직장에서 전자수출 경험이 있던 권영주씨를
팀장으로 임명하고 3명으로 수출팀을 만들었다.

또 무공을 찾아가 바이어 찾는 법과 인터넷을 통해 회사 알리는 법 등을
배웠다.

중남미 무역사절단을 곧 내보낸다는 사실도 파악, 권 팀장에게 카탈로그를
준비해 떠나도록 했다.

회사홈페이지를 만들고 자신의 책상에도 컴퓨터를 놨다.

전자메일을 일일이 점검하고 해외전시회 일정을 파악, 참가할수 있는
전시회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수출팀뿐 아니라 생산직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수출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달뒤 중남미를 방문중인 권팀장으로부터 팩스가 들어왔다.

아르헨티나 업체로부터 2만5천달러짜리 주문을 받았다는 것.

이 업체는 수성 제품의 우수성을 미리 전해 듣고 가격을 깎아주면 사겠다고
제의해 왔던 중소업체였다.

8월중순 호치민시에서 열린 운반기계전에서는 출품한 기계 2대를 즉석에서
팔았다.

베트남업체들은 전동지게차 대신 휘발유나 경유를 쓰는 지게차를 사용해
왔는데 매연과 소음이 없는 전동지게차에 매력을 느낀 것.

또 전시회에서 카탈로그를 본 말레이시아 스페인 업체로부터도 주문이
이어졌다.

러시아 바이어에겐 선금을 받고 수출했다.

발벗고 나선지 넉달만에 수출한 액수가 35만달러.

그동안 쌓은 기술력이 밑받침이 된 것은 물론이다.

수성은 내수판매를 하면서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운반할수 있는 기종을
끊임없이 개발해 왔고 ISO와 CE규격을 따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을수 있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었다.

"수출하려고 마음 먹은 중소기업은 무조건 무공으로 달려 가십시오. 그
다음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십시오. 그러면 문이 열릴 겁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김 사장의 말이다.

(032)818-5160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