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가 달러당 1천4백원대로 떨어지면서 순매도 규모가 늘어나 주가의
추가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외국인이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스톱로스(Stop Loss,
손절매)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외국인이 스톱로스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정호 대우증권 조사역은 "23일 외국인이 매도한 한전주 20여만주는 외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스톱로스 물량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ABN암로증권 관계자도 "최근 2~3개월동안 MSCI한국물 편입비중 확대에
따라 외국인이 한전주를 꾸준히 매수했다"며 "매입당시 원달러 환율이
1천3백원 안팎이어서 원화가치가 1천4백원대로 떨어지자 스톱로스 물량을
조금씩 내놓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SBC워버그는 최근 "오는 10월중 원달러 환율이 1천5백원대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따른 외국인의 스톱로스 물량이 대거 나올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국인의 스톱로스 움직임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외국인이 한전에 대해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 아니며 매도물량은 선물과 관련한 프로그램매도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천5백원대 근처에 가면 단기환차익을 노린 헤지펀드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외국인으로부터
3개월 연속 스톱로스 타격을 맞은 적이 있다.

올들어선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추세여서 스톱로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이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스톱로스와 주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