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의 겨우살이 대책이 시급합니다"

심철호 사랑의전화복지재단 회장은 서울의 노숙자가 지금은 3천명 정도지만
초겨울쯤 되면 6천~7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직자가 늘어나는데다 수도권 노숙자들이 서울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엔 버스 12대에 노숙자 5백여명을 태우고 경기도 청평에 가서
"겨울철 살아남기"란 주제의 강연회도 가졌다.

"노숙자들에게 일자리를 찾아 주는 것이 시급합니다.

막노동이나 일용직이 필요한 곳에서 이들을 적극 활용했으면 합니다"

심회장은 서울역 광장에 "사랑의 전화 복지정보센터"(717-1452~3)를 설치,
취업 등의 상담을 하고 있다.

요즘 이 곳을 찾는 구직자는 하루 1백50명을 넘는다.

상담자 가운데 20%정도가 일자리를 얻는다.

물론 대부분 일용직이다.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한 멤버십카드도 발급하고 있다.

현재 가입자는 5백명을 넘었다.

"노숙자들을 무능하거나 게으른 사람으로 매도해선 안됩니다.

IMF체제라는 전쟁에서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부상자입니다"

노숙자들에게 지원의 손길을 보내는 단체가 거의 없어 안타깝다는
심 회장은 "지역이기주의가 이들의 주거마련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노숙자들이 거처할 소규모 숙소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적극적 지원대책도 호소했다.

"최근 출간한 "서울역 블루스"의 반응이 좋아 인세 전부를 노숙자 겨울철
대책 자금으로 적립하고 있습니다"

노숙자들의 아픈 사연을 담은 이 책은 출간 한달만에 1만4천여권이 팔렸다.

심 회장은 노숙자들의 무력감을 떨치게 하기 위한 "홈리스 축구단"도
만들었다.

주로 조기축구회와 경기를 갖는다.

70, 80년대 코미디언으로 잘 알려진 심 회장은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 신동열 기자 shin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