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사태가 심상치 않다.

하비비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가운데
대도시에서는 약탈과 방화가 재연되고 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고정환율제로 환원할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가 다시 혼돈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메단등에서는 수천명의 폭도들이 화교상점을
습격하는 무정부사태가 다시 벌어졌다.

호텔 2개가 전소되고 상점 수백곳이 파괴됐다.

경찰과 군의 발포로 시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자카르타의 의사당앞에서는 하비비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생과 군과
대치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매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인도네시아가 다시 혼란에 쌓인 것은 해법이 없어 보이는
정치적 상황이나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는 경제 위기에 대한 탈출구가 제시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하르토 사위인 프라보우 수비안토를 살인 등 혐의로
군법회의에 회부하는 한편 하비비 대통령을 포함한 수하르토 대통령 당시
고위인사들에 대한 사정수사를 실시키로 했다.

인도네시아 하비비 정권의 운명이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