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회장이 담배를 다시 피기 시작했다.

금연을 시작한지 2년8개월만의 일이다.

김 회장은 5대그룹 사업구조조정 협상을 주도하면서 스트레스로 담배를
물기 시작했다고 한다.

협상중 어려움이 있을 때 삼성 이건희 회장의 담배 한두 개피를 얻어피던
것이 요즘은 완전한 흡연자로 되돌아 왔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출장을 자주 안가 시차문제가 별로 없는데다 조찬 오찬 만찬등
회의를 통해 식사를 거르는 일이없어 담배를 피워도 건강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일전에 "하루 2~3갑씩 피우다가 자연히 몸이 담배를 받지
않게 되면서 쉽게 끊었다"며 금연 배경을 설명한 적이 있다.

김 회장처럼 요즘 담배를 끊었다 다시 피는 기업인들이 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다.

기업인들이 경영악화 구조조정 정리해고 노사갈등 생산성저하등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강을 위해 끊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대고 있는 것.

기업인들 사이에는 상대방이 담배를 피지 않으면 "요즘 형편이 좋은
모양이네요"라고 물을 정도라고 한다.

성영소 한국통신 부사장도 최근 재흡연자가 됐다.

그는 3~4년전 기관지가 좋지 않아 금연을 해오다 최근 다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사무실에서는 피지 않으나 외부에서 저녁식사등을 할 때 약간씩 피운다고
한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민영화추진 등 여러가지 작업을 주도하면서 여러가지
압박등으로 인해 다시 담배를 피게된 것같다"고 말했다.

이정국 대림산업 사장도 최근 담배량이 늘었다.

이사장은 몇년간 건강을 위해 흡연량을 많이 줄였으나 IMF이후 경영관련
업무스트레스가 더욱 가중되면서 담배량이 늘어난 것같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IMF가 몰고온 기업인들의 경영관련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