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표시채권 판매에 따른 달러 유출을 두고 찬반론이 격돌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외화표시채권을 국내투자자들에게 팔기 위해선 달러를 주고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을 되사와야 한다.

역수입을 하는 셈이다.

역수입 반대론자들은 이로 인해 달러가 유출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애써 유치한 외자가 고스란히 유출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금융기관과 기업들마저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자신들이
해외에서 발행했던 외화표시채권을 되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외 금리가 역전된 탓이다.

8일 현재로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발행한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14.98%지만
국내에서 발행한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12.55%에 지나지 않는다.

기업입장에선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금리를 물어야하는 외화표시
채권을 회수할만하다.

이에따라 증권가 일각에서는 외화표시채권 역수입이 한국의 외환 불안정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런 역수입이 외자유치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옹호론자들도 적지
않다.

지금처럼 해외 한국물의 유통수익률이 폭등한 상황에서는 정부든 기업이든
외화표시채권을 추가적으로 발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수입으로 유통물량이 줄어들면 금리가 내려가게 되고 다시 채권
발행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시장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논리다.

분명한 것은 일반인들의 외화표시 채권매입은 자유이며 정부가 규제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