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분석한 "올 상반기 가계수지동향"은 급격한 소비위축과 함께
IMF 위기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징을 정리한다.

<> 소비가 소득보다 더 줄었다 =한국경제는 과거 물가상승 압력에 시달려
명목소득이 줄어든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 1.4분기중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줄어든데 이어 2.4분기
에는 5.3%나 급감했다.

이처럼 소득이 줄면서 가계는 "소비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그 폭은 소득감소폭보다 훨씬 컸다.

명목소비지출은 97년 4.4분기 0.8%를 시작으로 98년 1.4분기 8.8%, 2.4분기
13.2%씩 각각 감소했다.

특히 지출을 많이 줄인 부문은 피복.신발( 30.0%) 교양.오락( 29.4%)
가구.가사( 28.6%), 외식비( 28.0%) 등이다.

또 그동안 웬만해선 줄지 않던 교육비도 올 1.4분기와 2.4분기중 각각
6.0%와 8.7%씩 감소했다.

이처럼 소비를 크게 줄임에 따라 2.4분기중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은
62만9천2백원으로 오히려 10% 증가했다.

그만큼 저축을 많이 했다는 얘기다.

<> 부익부 빈익빈 심화 =올 상반기 명목소득 증가율을 소득수준별로 보면
하위부터 1분위는 14.9%, 2분위는 8.8%, 3분위는 6.9%, 4분위는 5.5%씩
감소했다.

그러나 상위 20%인 5분위에선 소득이 2.3% 증가했다.

상위 계층은 IMF 체제 이후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해 금융소득이 오히려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상위계층은 가계수지상 흑자를 많이 냈다.

저소득층인 하위 1분위의 경우 월평균 70만7천7백원의 가처분소득을
얻어 5만5천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가처분소득이 월평균 3백82만6천6백원인 5분위에선 흑자액이
1백76만6천2백원에 달했다.

조세납부액 증가율을 보면 1분위가 17.6%, 2분위 11.7%, 3분위 16.2%,
4분위 14.2%, 5분위 3.6%로 고소득계층으로 올라갈수록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