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 파탄을 막기 위해서는 세제 개편을 통해 국세의 상당부분을
지방세로 전환하고 중앙기능을 과감히 지방에 이양해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문희갑 대구시장이 제시하는 지방재정 건전화 방안의 골자다.

그는 경제기획원 예산실장과 차관 등을 역임한 뒤 95년 지자체의 장으로
변신, 4년째 대구시장으로 재직중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외국은 지방세와 국세의 비율이 50대 50 정도의 균형을 이루고 있으나
한국은 25대 75로 극도의 불균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세 구조가 부동산과 관련된 세원 중심으로 되어 있다는게 큰
문제다.

세입구조가 영세하고 과세표준과 세율도 중앙에서 획일적으로 결정하고
있어 탄력성이 매우 낮다.

지방재정이 취약하면 차입은 불가피하다.

중앙정부는 지방채무비율(현행 20%)만 정해주고 더 이상 간섭해서는 안된다.

지방정부가 기채를 할 때마다 중앙부처의 허가를 받게 해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할 수가 없다.

과도한 지하철 건설부채는 대도시 재정난의 주범이다.

광주 대전 인천 등 새로 지하철을 시작하는 도시들의 경우 지금 상태로
계속 사업을 추진한다면 재정파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앙정부에서 특단의 지원책을 마련하거나 아니면 지하철 건설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현재 사실상 지방정부가 관리하고
있으면서도 국세로 되어 있는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와 76년 국세로
전환된 유흥음식 숙박업의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이양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교부세율을 내국세의 13.27%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최소한 20%
수준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또 하나는 각종 권한이 과다하게 중앙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기능이 중앙에 있기 때문에 돈도 중앙에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적 성격의 권한은 과감히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

예컨대 자치단체가 4분의1이상을 출자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하려면
행정자치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시정돼야 한다.

하지만 대구시가 지방연구원을 세우면서 출연금 총액의 40%를 내놓았는데도
지도감독권과 예산승인권이 행자부 장관에게 있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
아닐수 없다.

이제는 중앙정부도 지자체를 수직적인 하부기관이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한
파트너로 인식해 적극 협력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

<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