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칠 때, 또는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이 계속될 때 이 벗을 찾아
나선다.
잔잔한 수면위에 낚시대를 드리우면 벗과의 만남은 시작된다.
낚시라는 오랜 벗과의 대화를 통해 삶을 반추하며 음미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는 나와 같은 낚시매니아들이 많다.
지난 89년 국민생명이 창립되자마자 낚시광 5명은 의기투합, 모임을
만들었다.
이름하여 국조회.
"국민생명 낚시회"란 뜻이지만 "나라를 구하는(낚는) 모임"으로 확대
해석하는 이도 있다.
이름의 뜻이야 어쨌든 숨가쁜 삶의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마음을
추스리며 인내와 여유를 배워보자는 취지로 모였다.
지금은 전국 지사 및 지점망을 합쳐 70명으로 회원이 늘었다.
이중 왕성하게 활동하는 회원으로 관계사인 국민서비스 대표이사 김철재
상무, 문현식 구로영업국장, 이형기 경영기획팀 과장을 들 수 있다.
회장은 필자가 맡고 있다.
국조회가 주로 찾는 곳은 충북 진천, 충남 당진 예산 등 충청도지방
저수지다.
1년에 한번 전국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낚시대회도 계룡산 인근
저수지에서 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이기에는 충청도만한 낚시터가 없는데다 지리적으로도
한가운데이어서다.
또 있다.
처음 한 두번 찾았을 때 인상에 깊이 남은 충청도"인심"이다.
국조회 회원들은 무념무상 상태에서 어둠이 걷히는 새벽의 신선한 감흥을
즐길 줄 안다.
낚시보다 요산요수했다는 군자의 도량을 닦기에 여념이 없다.
금융서비스업 종사자에게 필요한 "설득", "기다림", "인내" 등의 덕목도
키운다.
낚시를 매개로 비즈니스철학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국조회 회원들은 조행을 통해 얻는 넉넉함으로 IMF구제금융시대의 힘든
현실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김기두 < 국민생명 국조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