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합병 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정부는 두 은행을 IMF(국제통화기금)와 약속한대로 11월15일까지 해외에
매각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으며 매각이 가능한 은행부터 우선 팔 계획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선 두 은행중 한곳은 해외에 매각하고 다른 한곳은 국내
은행과 합병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럴 경우 조흥 외환등 합병이 시급한 은행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매각주간사를 맡고 있는 모간스탠리는 제일은행을 우선 매각대상으로
지목했다.
여러가지로 서울은행보다는 장점이 많은 만큼 매각이 수월할 것이란 판단
에서였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제일은행보다는 서울은행을 우선 매각대상으로 선별,
이를 밀어부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의 경우 대우그룹과 SK그룹의 주거래은행이어서 외국은행에 팔았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제일은행이 우선 매각에서 제외되고 합병대상으로 남을 경우 조흥
외환 등 두 은행 모두 탐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흥은행은 합병파트너로 외환은행보다는 정서가 비슷한 제일은행을
선호하고 있다.
제일은행 인수에 뜻을 가진 대우그룹도 다른 은행과 합병한 뒤에 대주주로
부상하는 것이 국내외 정서에 알맞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제일은행이 우선합병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조흥+외환은행 합병"을
밀어부치고 있는 정부 구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조흥 외환은행간 상호합병에 대해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두 은행 실무자간에는 구체적인 합병논의가 오가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이와관련, "두 은행 실무자간에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두 은행 내부의 거부감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합병에 의견접근을
볼 경우 예상외로 빨리 합병선언을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