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각에서 본 한국의 구조조정] 마빈 <이사> 강연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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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은 나쁜 거래다.(Big deal is bad deal)"
자딘플레밍증권 한국지점의 스티븐 마빈 이사는 3일 빅딜에 대해 이렇게
혹평했다.
그는 이날 대한상의에서 열린 "해외시각에서 본 한국 기업구조조정 전략"
설명회에 참석, "정부가 신용붕괴를 막을 근본적인 개혁만이 또다른 금융위기
를 막을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원화절하는 수출진작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만 늘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원화절하에 반대했다.
이날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
빅딜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지금 한국기업들의 문제는 과잉생산시설, 잉여 인력, 과도한 부채다.
두 회사를 합치면 이 3가지 문제가 오히려 심화된다.
과잉설비를 해결하는 방법은 설비를 폐쇄하거나, 유휴설비로 돌리는 것이다.
빚도 청산하고 중복되는 인력도 내보내야 한다.
이 가운데 빅딜이 해결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부에서는 빅딜은 과잉생산능력 해소의 첫단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득력이 없다.
건전한 기업에 왜 추가 설비와 인력을 떠안기는 것인가.
과잉설비라면 문을 닫을 일이다.
빅딜은 우량은행에 부실은행을 합쳤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내수수요 격감, 수출부진 등의 타개책으로 원화절하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견해에 반대한다.
원화를 절하해도 수출은 촉진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의 수출증가 추이와 원.엔환율을 비교해 보면 원화가 떨어져도
수출이 늘지 않았다는 점을 알수 있다.
엔고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5년에도 한국에는 수출붐이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기업들이 제품의 수출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경제는 상당히 좋았다.
따라서 일본기업들은 수출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향상을 포기하고 대신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지금 일본경제는 상당히 좋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엔화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은 기업들이 수익성을 더이상 희생할수 없는 상황이다.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엔저는 한국수출 경쟁력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원화절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수출이 늘어나려면 한국 주력 수출품에 대한 선진국의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
환율은 큰 요인이 아니다.
반면 원화절하에 따른 부작용은 크다.
현재 제조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공급과잉 등으로 비용이 높아져도 가격을
올릴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원화절하로 원자재 수입가격이 높아지면 기업들은 채산성에 큰
타격을 입는다.
결국 원화절하는 수출진작 효과는 거두지 못한채 경제전체의 수익성만
악화시킬 것이다.
정부가 소비진작과 통화량 공급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
실업이 늘고,임금이 줄어드는 판에 소비는 줄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통화량을 늘려도 효과가 없다.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얻으려면 2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기업부문의 신용붕괴와 금융부문의 재무구조 악화다.
한국에서는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할수록 더 불리하다.
건전한 기업은 담보를 제공하고,고금리를 지급해야 대출을 받을수 있다.
반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대상기업은 시중금리보다 훨씬 싼값에 자금
지원을 받는다.
이런 정책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그리고 난후에 정부는 적극적으로 은행을 지원,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줘야
한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2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 지금이라도 정부가 기업신용붕괴를 막고, 재무부문 금융부문 재건을
위한 과감한 개혁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래도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과 불경기는 계속된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같은 정책을 계속한다면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한다.
이게 두번째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출을
늘릴수 밖에 없다.
결국 인플레가 발생하든지, 환율이 무너진다.
이제 정부의 과감한 개혁정책을 기대한다.
그렇게 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올 것이다.
나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장기전망에 대해 아직도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정리=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
자딘플레밍증권 한국지점의 스티븐 마빈 이사는 3일 빅딜에 대해 이렇게
혹평했다.
그는 이날 대한상의에서 열린 "해외시각에서 본 한국 기업구조조정 전략"
설명회에 참석, "정부가 신용붕괴를 막을 근본적인 개혁만이 또다른 금융위기
를 막을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원화절하는 수출진작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만 늘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원화절하에 반대했다.
이날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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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지금 한국기업들의 문제는 과잉생산시설, 잉여 인력, 과도한 부채다.
두 회사를 합치면 이 3가지 문제가 오히려 심화된다.
과잉설비를 해결하는 방법은 설비를 폐쇄하거나, 유휴설비로 돌리는 것이다.
빚도 청산하고 중복되는 인력도 내보내야 한다.
이 가운데 빅딜이 해결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부에서는 빅딜은 과잉생산능력 해소의 첫단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설득력이 없다.
건전한 기업에 왜 추가 설비와 인력을 떠안기는 것인가.
과잉설비라면 문을 닫을 일이다.
빅딜은 우량은행에 부실은행을 합쳤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내수수요 격감, 수출부진 등의 타개책으로 원화절하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견해에 반대한다.
원화를 절하해도 수출은 촉진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의 수출증가 추이와 원.엔환율을 비교해 보면 원화가 떨어져도
수출이 늘지 않았다는 점을 알수 있다.
엔고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5년에도 한국에는 수출붐이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기업들이 제품의 수출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경제는 상당히 좋았다.
따라서 일본기업들은 수출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향상을 포기하고 대신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지금 일본경제는 상당히 좋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엔화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지금은 기업들이 수익성을 더이상 희생할수 없는 상황이다.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엔저는 한국수출 경쟁력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원화절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수출이 늘어나려면 한국 주력 수출품에 대한 선진국의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
환율은 큰 요인이 아니다.
반면 원화절하에 따른 부작용은 크다.
현재 제조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공급과잉 등으로 비용이 높아져도 가격을
올릴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원화절하로 원자재 수입가격이 높아지면 기업들은 채산성에 큰
타격을 입는다.
결국 원화절하는 수출진작 효과는 거두지 못한채 경제전체의 수익성만
악화시킬 것이다.
정부가 소비진작과 통화량 공급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옳은 방향이다.
그러나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
실업이 늘고,임금이 줄어드는 판에 소비는 줄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통화량을 늘려도 효과가 없다.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얻으려면 2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기업부문의 신용붕괴와 금융부문의 재무구조 악화다.
한국에서는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할수록 더 불리하다.
건전한 기업은 담보를 제공하고,고금리를 지급해야 대출을 받을수 있다.
반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대상기업은 시중금리보다 훨씬 싼값에 자금
지원을 받는다.
이런 정책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그리고 난후에 정부는 적극적으로 은행을 지원,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줘야
한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2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 지금이라도 정부가 기업신용붕괴를 막고, 재무부문 금융부문 재건을
위한 과감한 개혁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래도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과 불경기는 계속된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같은 정책을 계속한다면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한다.
이게 두번째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출을
늘릴수 밖에 없다.
결국 인플레가 발생하든지, 환율이 무너진다.
이제 정부의 과감한 개혁정책을 기대한다.
그렇게 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올 것이다.
나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장기전망에 대해 아직도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정리=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