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유변동환율제를 도입하면서 루블화 가치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의 루블화 가치는 3일 오전장에서 전날 공식 시세(달러당
12.8루블)보다 약 30%가 급락한 달러당 17.7루블선에 거래됐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지난달 17일 루블화 평가절하를 발표하면서 설정했던
환율 상한선(달러당 9.5루블)보다는 무려 48%나 평가절하된 수준이다.

러시아정부는 지난달 25일이후 중단했던 외환거래를 이날 재개하면서 완전
자유변동환율제를 적용했다.

체이스맨하탄은행 모스크바지점의 파트마 캔 연구원은 "러시아정부가
루블화 가치 방어를 포기함에 따라 루블화가치가 폭락하고 있다"며 "모스크바
외환 시장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이 이날 6개 주요 은행에 대한 업무 중단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러시아 금융상황은 갈수록 혼미해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러시아 2위 은행인 인콤방크를 비롯, 메나텝 모스트방크
모스비즈니스방크 프롬스트로이방크 SBS아그로 등 6개 은행의 업무를 중단
시키고 예금계좌는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6개 은행장들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대부분 민간 은행들은
최근의 루블화 폭락 및 예금인출 사태로 빈사상태"라며 "중앙은행의 이번
조치는 금융위기를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업무정지 조치에 반발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재정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 왔던 국채
공매를 중단키로 했다.

이는 채권시장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대외 채무를 상환, 루블화 가치를
안정시키려던 러시아 정부의 노력이 실패로 끝났을 반영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