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정부가 비상체제에 가까운 관리
시스템을 상설로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법과 제도로 이를 뒷받침
하고, 현장에서는 모든 사항을 남김없이 그리고 정확히 기록한다는 자세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경남 양산시 호포기지창 한진중공업에 근무하고 있는 알스톰사 소속
존 크로스(영국.34) 현장소장.

오는 12월로 예정된 부산지하철 2호선의 전동차 시험가동을 위해 한국에
와 있는 그는 대형사고에 대비해 이같은 조치가 충실히 이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객의 안전을 제1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그의 위기관리의식은 남다르다.

자동제어장치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고 해도 관리에 허점만 보이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 공무원들은 수시로 지하철에 탑승, 직원들의 근무상태와 약물중독,
음주여부 등을 점검합니다. 문제가 적발되면 즉시 해고 등의 조치가 가차
없이 취해집니다"

그는 한국도 수시점검 등 만의 하나에 대비하는 완벽한 관리조치가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기업들이 세계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이론과 실무
모두에 걸쳐 탄탄한 기초가 확립되어야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전장품들만보더라도 한국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부품은 수백가지가
넘는다.

이들 부품은 선진 공업국들이 수십년 각고의 노력끝에 얻어낸 결실인 만큼
한국이 적당한 자세로 임해서는 이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한국기업들이 앞다퉈 ISO 등 국제적 수준의 인증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는 해도 국제경쟁력을 기르는 지름길이 되고 IMF
불황을 벗어나는데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