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후문 건너편에 있는 카페 퍼시픽에 들어서면 잔잔한 클래식선율이
손님을 맞는다.

이 카페는 고 김옥길(전 이화여대 총장)여사 기념관에 마련된 만남의
광장이다.

지난4월 고인의 생가에 기념관개관과 함께 문을 연 뒤 대학촌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퍼시픽은 건축미학을 통해 고인의 "무소유"정신을 잘 드러낸다.

건물 내.외벽은 노출콘크리트로 장식을 배제했다.

벽을 분할해 중간 중간을 창으로 연결시켜 햇살이 실내를 밝힌다.

에너지절약형이다.

또 창을 통해 안팎풍경을 연결, 좁은 공간에서 너른 시야를 확보했다.

실내에는 고인이 생전에 소장했던 미술품과 찻잔 저서 등이 진열돼 있다.

하지만 고인의 명성에 비춰볼때 유품은 소박하고 그 분량은 극히 적다.

이 카페는 고인의 유지대로 누구나 들를 수 있는 "사랑방"을 지향한다.

지상 1~2층, 야외 테라스에는 60명 정도가 수용 가능하다.

지하 문화공간에선 80여명이 강연회 세미나 음악회 등도 열 수 있다.

커피값은 3천원, 스낵은 4천~5천원이다.

수익금은 고인의 동생 김동길씨가 운영중인 시민운동단체 태평양시대
위원회에 기부된다.

* (02)392-0010

< 유재혁 기자 yoo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