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투신사 외수펀드에서 800억원을 환매해간 미국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3만계약에 이르는 선물 9월물 매도포지션을 어떻게 처리할지
증권가의 관심이 쏠려 있다.

타이거펀드는 9월물 만기(10일)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아직 12월물
로 롤오버(연장)하지 않고 있다.

그간의 사정을 비춰보면 청산후 선물에서 손을 터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타이거펀드는 지난해 9월부터 선물시장에 꾸준히 2만계약이상의 매도포지션
을 유지하면서 만기가 가까워지면 다음 월물로 롤로버해왔다.

3일 현재 12월물의 미결제약정수량은 5천4백99계약으로 타이거펀드의
포지션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기관들이 12월물에 대해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 선물매수)를 늘리지
못하는 것도 타이거펀드가 12월물을 매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측대로 타이거펀드가 선물 9월물을 청산할 경우 주가에는 일단
호재라는 분석이 강하다.

타이거펀드는 그동안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주가가 내리는 쪽(선물매도)으
로 투자해왔다.

김석규 한국투신 주식운용역은 "선물시장에서 최대 매도세력이었던 타이거
펀드가 선물에서 손을 뗄 경우 선물시세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이거펀드가 투신사 외수펀드에서 8백억원을 환매해간 점을 미뤄
보면 선물청산이후 현물주식까지 털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나온다.

김남진 대한투신 선물운용역은 "타이거펀드가 9월물 청산과 함께 현물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타이거펀드는 현재 한국투신과 국민투신에 각각 8백억원과 1천억원의
외수펀드를 갖고 있다.

주식편입비율은 한투 80%, 국투 50%선으로 외수펀드에서 1천2백억원규모의
현물주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직접투자 계정분까지 포함하면 3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투자종목이 SK텔레콤 포철 삼성화재 등 싯가비중이 큰 대형주여서
타이거펀드가 현물주식을 매도할 경우 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