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서울지점 대표실의 정회승 부장은 보고채널이 5개다.

한국대표, 뉴욕의 도매금융담당, 아시아태평양 지역및 북아시아지역의
커뮤니케이션담당, 런던의 이머징마켓담당등.

물론 모든 사안을 5개 채널에 보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고객, 지역, 국가, 상품에 관한 것이냐로 보고대상이 다르다.

씨티만의 독특한 조직체계이다.

모든 씨티 직원들은 이처럼 조직의 그물에 걸려있다.

이른바 매트릭스 조직.

정 부장은 조직에 적응하는데만 몇년이 걸렸다고.

언뜻 보기에 매트릭스조직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우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비용이 더 들수도 있다.

업무중복이 많아질 가능성도 높다.

씨티도 이 점은 알고있다.

그런데도 이를 채택하는 이유는 "견제와 균형"때문이다.

리스크를 전방위적으로 체크하자는 것.

사실 리스크에 대한 씨티의 인식은 다소 남다른데가 있다.

대출심사는 리스크관리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씨티는 고객이 원할 때 돈을 내줄수 있는 유동성리스크를 가장 우선시한다.

이밖에 거시후행지수(GDP 이자율등) 미시선행지표(콜 환율등)
사건분석(은행퇴출등)을 통해 리스크를 상시 관찰한다.

북의 남침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도 있다.

남들이 보면 리스크에 대한 과잉반응 같지만 모두 쓸모가 있다.

숱하게 터진 대기업부도에 씨티가 한번도 물리지 않은 것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