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속한 구조조정을 통한 신용경색 타파''

인플레이션논쟁과 통화논쟁에 대한 한국은행의 초지일관된 입장은 이렇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현 상태에서는 돈을 풀어 금리를 떨어뜨려봤자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아
아무런 효과가 없는 만큼 돈이 흐를수 있도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게
첫번째다.

한은은 이 근거로 지난 6개월의 금리와 대출추이를 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 30%대를 웃돌던 시장금리는 연 12%대로 내려와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대출을 늘리기는 커녕 이달들어서만 지난 20일까지
1조8천6백47억원을 회수했다.

한은이 푼 돈은 오히려 환매채(RP) 등을 통해 한은으로 되돌아와 버렸다.

박철 부총재보는 "금리를 연 7%로 내린다고 은행이 RP로 돈을 운용하는
대신 대출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는건 잘못"이라며 "중요한건 은행들이 돈을
운용할수 있도록 신용경색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구조조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신용경색이 여전한 마당에 무리하게 통화를 풀어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출
경우 신용도가 좋은 5대그룹만 효과를 보게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렇다고 한은이 돈을 조이자거나 금리를 올리자는건 아니다.

가능하면 금리를 점진적으로 떨어뜨리고 필요할 경우 돈도 얼마든지 풀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무런 효과도 장담할수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돈을 풀어 금리를
낮추는 것은 수용할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말하자면 조속히 구조조정을 완료, 신용경색을 해소하는게 무조건 돈을
푸는 것보다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