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일간 노사대립을 빚던 현대자동차사태가 24일 타결됨에 따라 관리직
사원을 중심으로 공장내부를 청소하는등 조업재개를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그러나 아직도 협력업체는 가동을 중단한 상태여서 현대자동차사태로 인한
상흔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울산 온산공단내 위치한 동남정밀.

회사에는 관리직 직원이 2명만 지키고 있을 뿐 생기를 느낄수 없을
지경이다.

현대자동차가 조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주문물량이 없어 지난달 16일부터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자금이 돌지않아 지난달말 부도까지 냈다.

화의를 신청해놓았으나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받아들여질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회사 문귀석 대리는 "올들어 현대자동차 조업중단 등으로 제대로 일해본
적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반기에도 수출과 내수가 침체돼 주문물량이 줄어들 상황인데 현대자동차가
파업후유증으로 시달릴 것으로 보여 공장가동이 제대로 될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몰려있는 북구 효문공단내 대부분 업체들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지난 5월말부터 계속된 현대자동차 파업여파로 작업량을 절반이하로 줄이는
바람에 최악의 상태를 맞고있다.

특히 한일이화 김종구 이사는 현대자동차 파업으로 이달들어 조업이
올스톱됐다며 이때문에 9월부터 본격적으로 업체들의 자금줄을 막아 부도가
잇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남지역본부 울산온산지원처 이경범 팀장은 "잇단 조업중단이 중소기업들의
부도도미노현상으로까지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 모임인 협동회 이상일 회장은 "사태가 해결되긴 했지만 조업차질은
파국의 한계를 넘었다"며 "중소협력업체가 연간매출액의 10%를 파업기간동안
날려버려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사태의 긴박성을 대변했다.

노사분규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있다.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정리해고
대상자선정방법도 큰 부담으로 남아있다.

특히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온 노조원과 비정리해고자로 남았던 노조원,
조반장 등 동료와 상사와의 갈등도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원들의 재배치 문제 등도 노조원들의 호응속에 성사시켜야하는 점도
과제중 하나다.

파업여파로 근로자들의 호주머니가 얇아져 지역경제는 당분간 활기를 띠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우인호 차장은 "최근들어 고객당 구입비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상황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4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던 현대자동차는 25일부터
휴업조치를 철회하고 정상조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판곤 전무는 24일 오후 본관 아반떼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생산
라인 중단의 장기화로 조기 조업복귀가 필요해 25일 오전 8시부터 무기한
휴업을 철회하고 정상조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전무는 "사실상 오전부터 곧바로 정상조업에 들어가긴 힘들겠으나
라인정비와 청소 등이 빨리 이뤄질 경우 오후부터라도 조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휴무와 휴업조치 등으로 10만4백56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9천56억원의 생산손실을 입었다.

<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