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연 20%까지 치솟았던 은행권 예금금리는 정부의 강력한 금리인하
방침에 따라 8월들어 연 10~11%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씨티은행과 한미은행 신한은행 등 우량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각각 0.1~1.0%포인트씩 올려 금리인상을 선도하고 있다.
씨티은행 서울지점은 1년짜리 "수퍼정기예금" 금리를 연 9.8%에서 10.8%로
1.0%포인트 인상했다.
1년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연 10.5%에서 11.0%로 상향 조정했다.
한미은행 역시 "더모아 확정예금" 금리를 만기에 관계없이 연 10.0%에서
10.5%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보람은행은 1년만기 "일복리 탄탄정기예금"금리를 연 11.1%로 0.5%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2주간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10.5%로 유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시장추이를 봐가며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은 여유자금을 굴리기에 앞서 투자대상상품의 금리추이를
보다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금리상승기에는 가급적 단기로 투자하라
이건홍 한미은행 리테일팀 과장은 "금리상승기에는 가급적 단기로 투자
하는게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단기투자를 계속하면서 예금 금리가 오를만큼 올랐다고 판단될 때 장기
상품으로 갈아타는게 최선이라는 얘기다.
물론 현시점에서 예금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 것인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금융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을
달지 않는다.
단 오르는 폭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보다는 1% 안팎의 조정을 거친 후
시장추이를 관망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앞으로 은행권 예금 금리는 연 11~12%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따라서 시장 실세금리를 반영해 주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금리
상승기를 대처해 나가는 좋은 방법이다.
CD(양도성 예금증서) 연동 정기예금이나 신종적립신탁 등은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CD연동 예금의 경우 3개월마다 실세금리가 반영하는 장점이 있다.
신종적립신탁은 예금보호대상은 아니지만 금리변화에 민감할 뿐 아니라
6개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만기가 3개월이하만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 금융기관별 예금 금리는 어느 수준인가
은행권의 경우 현재 정기예금 금리가 CD나 환매조건부채권(RP)보다 높은
편이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은행은 3개월 정기예금은 연 11.0%를, 3개월 CD는
연 10.3~10.8%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금리가 조금 낮은 국민 신한 한미 하나 보람은행은 3개월짜리 정기예금
과 CD금리가 연 10.3~10.6%선으로 엇비슷한 편이다.
예금보호대상에서 제외된 환매조건부채권(RP)도 같은 기간 정기예금에
비해 금리가 낮은 경우가 적지 않다.
만기가 똑같다고 하더라도 기관별 상품별로 금리차가 천차만별이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예금보호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종합금융사의 경우 확정금리 상품인 3개월만기 발행어음은 연 13.5~14.5%대
에서 형성돼 있다.
은행권에 비해 2%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은 편이다.
상호신용금고 역시 간판상품이 정기예금의 경우 종금사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 예금금리는 왜 오르나
금융계 관계자들은 금융기관간 예금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회사채
유통수익률 등 실세금리 하락세가 멈춘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들어 시중자금은 단기 고금리 상품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안전성에서 큰 차이 없다면 한푼의 이자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에 돈이
몰린다는 얘기다.
한남투자신탁 영업정지조치 이후에도 금리를 좇아 증권및 투자신탁사로
움직이던 돈의 주 흐름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일시적으로 돈이 빠지는듯 했으나 지난주 중반부터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다.
따라서 은행권으로서도 시중자금이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에서 예금 금리를 더 낮출 수가 없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금리를 높여 자금을 끌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단기금리 수준을 가리키는 콜(시중은행간 자금거래)금리를 비롯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도 최근들어 일제히 횡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지난 8일 연 9.45%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소폭이긴
하지만 오름세로 돌아서 9.50%를 유지하고 있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 역시 12.23%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2.80%선으로
상승했다.
수신금리 하락을 유도할 요인이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