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에 대해 모라토리엄(외채지불유예) 조건을
완화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20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과 영국 가디언지등에 따르면 미국 독일등
금융기관들이 러시아 당국에 대해 모라토리엄 조건을 완화하지 않을
경우 향후 국제금융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와관련, 미국의 JP모건 은행과 독일 도이체방크 관계자는 러시아
당국자를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전세계 2백45개 대형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국제금융공사(IFC)도
러시아의 일방적인 모라토리엄 선언에 항의하고 즉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었다.

서방 은행들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 채권자가 국내
투자자에 비해 더 손해를 보도록 조건을 마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현재 약 5백억달러규모의 채무상환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에대해 세르게이 알렉센코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해외투자
파트너들과의 갈등은 오는 24일 시작될 협상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진
7개국(G7)과 서방 금융기관의 폭넓은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21일 열리는 국가두마(하원)임시회의에서는 야당이 러시아 정부측의
경제실정을 강도높게 비판할 전망이다.

특히 옐친 대통령에 대한 탄핵논의와 관련된 투표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