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19, 아리조나주립대 2년)은 언제 프로로 전향할까?

사실 이런 질문 보다는 "언제 프로로 전향해야 하는가"가 맞는다.

어차피 골프에 인생을 걸었다면 프로세계 정상이 최우선목표이고 그 목표를
달성키위해서는 전향시기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지은은 이번 US아마선수권우승으로 아마추어로서 얻을 것은 다 얻었다.

그동안의 50승은 물론 세계최고권위의 아마대회에서 우승했으니 더 이상
성취할 것이 없는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박지은의 프로전향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결론지을수
있다.

프로전향은 "이름값이 최고"일때 그 시기를 잡아야 한다.

스탠포드대 2학년때 느닷없이 프로를 선언한 타이거 우즈가 그 좋은
예이다.

각종 프로대회에서 초청이 왔다.

우즈는 그같은 기회를 상금랭킹에 이용하며 Q스쿨에 갈 필요가 없었다.

박지은이 현재 그녀의 성가가 최고라는 점에서 그 시기를 이용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프로의 이름은 바로 돈과 직결되는만큼 현재의 이름을 썩힐 이유가 없다.

박지은은 앞으로 US아마선수권 대회에서 몇번 더 우승하는 것보다 "기량이
정점일때" 프로에 뛰어들어 적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즈 등 남자프로뿐만 아니라 대다수 여자선수들이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프로로 전향하는 것도 바로 그때문이다.

현재 2학년이 된 박지은이 대학을 졸업하려면 3년이 걸린다.

그 3년이란 세월은 골프인생 전체를 좌우할수 있는 시간.

그 핵심적 시간을 경쟁력이 약한 아마세계에 머무를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아마와 프로의 수준차이는 어마어마하다.

88년 US아마선수권 우승자인 펄신(31)이 90년 프로전향후 한번도 우승
못했다는 사실이 그걸 증명한다.

프로세계의 우승, 그것도 세계최고수준인 미LPGA투어 우승은 엉겁결에
올수도 있고 아니면 오랜세월 노심초사해도 실패하는 수가 많다.

바로 그런면에서 어린나이의 도전이 훨씬 박의 골프를 편하게 해줄수 있다.

한국골프입장에서 박세리 한사람의 성공으로는 뒷심이 달린다.

박지은의 가세는 박 자신뿐만아니라 박세리 등 한국골프전체에 도움이 된다.

한명보다는 두명, 두명보다는 세명의 선전이 LPGA투어에서 한국의 입지를
한층 강화시킬 것이고 그것은 역으로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혜택을
줄것이다.

박지은은 "가능한한 학업을 마치고 프로가 되겠다"고 말했다.

공식발표이전까지는 그런 말 밖에 할수 없을테지만 현싯점에서 "전향시기에
대한 판단"이 절실한 것은 분명하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