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공황 오나] (1) '러시아 루블화 평가절하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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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위기론"이 결국 현실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러시아가 취한 대폭적인 루블화 평가절하와 외채 지불중단(Moratorium)
조치는 국제금융시장에 핵폭발과 같은 파괴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동유럽 독일 유럽의 주변국들엔 깊은 충격이 와닿을 것이 확실하다.
일본 엔화와 부가가 급락했고 독일을 비롯해 유럽권 주가가 일제히 하향세
를 보인게 바로 그 영향이다.
러시아 사태는 단순히 러시아와 주변부의 위기로 끝나지 않고 남미와
아시아로 번지며 세계 금융시장 전체를 공황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크다.
가뜩이나 엔화가 불안하고 아시아의 혼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원)화 절하까지 몰고 올 수 밖에 없어 러시아 위기의 결과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 러시아의 조치 =세르게이 두비닌 러시아 중앙은행장은 17일 현재 달러당
6.3루블인 기준환율을 9.5루블로 절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같은 평가절하폭은 지난 주말 조지소로스 등 전문가들이 말해 왔던
15-20%의 절하폭 보다도 크게 높은(33.68%) 것으로 금융계에 일대 충격을
주고 있다.
외채에 대한 지불중단 조치는 더욱 큰 충격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루블화 표시 외채에 대해 90일간 지불을 중단
한다고 발표했다.
루블화 표시외채란 러시아 정부가 발행한 국채(GKO)중 외국인이 소유한
것을 말한다.
러시아는 현재 2천5백60억루블의 국채를 발행해 두고 있다.
이는 달러로 4백10억달러.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발행한 국채(GKO)중 외국인 소유분은
대략 30%선인 1백20억달러다.
이들 외채에 대해 3개월 지불중단 조치가 취해졌다는 점을 계산하면 대략
당장 40억달러가 묶인 것이다.
그러나 이날 조치는 사실상 4백10억달러의 GKO 전체에 대한 지불중단이나
다를 바 없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이들 GKO에 대해 만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국채 금리가 무려 2백19%(15일 현재)까지 치솟으면서 작업을 중단했다.
그런 면에서 이날의 지불중단 조치는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러시아국채(GKO) 외에 일반 외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이 없었으나 금융계에서는 이 역시 자동적으로 지불중단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외채는 현재 1천2백60억달러로 미국 독일등이 최대 채권국이다.
<>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 =러시아 정부의 이날 지불중단 선언은 지난주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불중단과 더불어 국제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몰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백36억달러의 지원약속을
받아내는 등 지원방안이 한창 논의되는 중이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는 국제적 협조융자 체제의 실패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국제금융질서에는 무정부적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클린턴 대통령이 긴급 지원을 약속하는등 지원을 서둘러 왔고
IMF도 이례적으로 48억달러를 앞당겨 집행했다.
또 지난달초 50억달러의 유러본드를 발행하는 등 자금조달을 서둘러 왔으나
이런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국제적인 협조융자의 실패는 인도네시아 사태및 홍콩달러 페그제 붕괴우려
등과 맞물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질서를 송두리째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
<>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 =러시아 사태는 당장 러시아의 주변부이며 체제
전환국들인 동유럽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러시아 국내경제적 요소를 갖고 있는 독립국가 연합(CIS)은 물론이고
체코 유고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에 무역중단 등 일대 파장을 몰고올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 지역에 엄청난 투자를 감행해 왔던 독일
경제에 거대한 부실을 만들어 놓을 것이 확실하고 이는 유럽에 파장을
확산시키는 매케니즘으로 작용한다.
독일 마르크가 유럽의 사실상 기축통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의 주변주국가들이 타격받는 것은 불문가지다.
벌써부터 일부 비관적 분석들은 유럽에서도 아시아적 상황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일본이 저금리를 기초로 아시아의 버블을 키워 왔듯이 독일 역시 장기저금리
로 유럽의 버블을 키워 왔고 버블 파열싯점이 다가왔다는 지적이었다.
이날 러시아 사태는 이런 상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말하자면 러시아발 세계 공황 시나리오인 셈이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
러시아가 취한 대폭적인 루블화 평가절하와 외채 지불중단(Moratorium)
조치는 국제금융시장에 핵폭발과 같은 파괴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동유럽 독일 유럽의 주변국들엔 깊은 충격이 와닿을 것이 확실하다.
일본 엔화와 부가가 급락했고 독일을 비롯해 유럽권 주가가 일제히 하향세
를 보인게 바로 그 영향이다.
러시아 사태는 단순히 러시아와 주변부의 위기로 끝나지 않고 남미와
아시아로 번지며 세계 금융시장 전체를 공황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크다.
가뜩이나 엔화가 불안하고 아시아의 혼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원)화 절하까지 몰고 올 수 밖에 없어 러시아 위기의 결과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 러시아의 조치 =세르게이 두비닌 러시아 중앙은행장은 17일 현재 달러당
6.3루블인 기준환율을 9.5루블로 절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같은 평가절하폭은 지난 주말 조지소로스 등 전문가들이 말해 왔던
15-20%의 절하폭 보다도 크게 높은(33.68%) 것으로 금융계에 일대 충격을
주고 있다.
외채에 대한 지불중단 조치는 더욱 큰 충격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루블화 표시 외채에 대해 90일간 지불을 중단
한다고 발표했다.
루블화 표시외채란 러시아 정부가 발행한 국채(GKO)중 외국인이 소유한
것을 말한다.
러시아는 현재 2천5백60억루블의 국채를 발행해 두고 있다.
이는 달러로 4백10억달러.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발행한 국채(GKO)중 외국인 소유분은
대략 30%선인 1백20억달러다.
이들 외채에 대해 3개월 지불중단 조치가 취해졌다는 점을 계산하면 대략
당장 40억달러가 묶인 것이다.
그러나 이날 조치는 사실상 4백10억달러의 GKO 전체에 대한 지불중단이나
다를 바 없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이들 GKO에 대해 만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국채 금리가 무려 2백19%(15일 현재)까지 치솟으면서 작업을 중단했다.
그런 면에서 이날의 지불중단 조치는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러시아국채(GKO) 외에 일반 외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이 없었으나 금융계에서는 이 역시 자동적으로 지불중단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외채는 현재 1천2백60억달러로 미국 독일등이 최대 채권국이다.
<> 국제금융시장에 미칠 파장 =러시아 정부의 이날 지불중단 선언은 지난주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불중단과 더불어 국제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몰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백36억달러의 지원약속을
받아내는 등 지원방안이 한창 논의되는 중이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는 국제적 협조융자 체제의 실패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국제금융질서에는 무정부적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클린턴 대통령이 긴급 지원을 약속하는등 지원을 서둘러 왔고
IMF도 이례적으로 48억달러를 앞당겨 집행했다.
또 지난달초 50억달러의 유러본드를 발행하는 등 자금조달을 서둘러 왔으나
이런 노력들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다.
국제적인 협조융자의 실패는 인도네시아 사태및 홍콩달러 페그제 붕괴우려
등과 맞물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질서를 송두리째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
<>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 =러시아 사태는 당장 러시아의 주변부이며 체제
전환국들인 동유럽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러시아 국내경제적 요소를 갖고 있는 독립국가 연합(CIS)은 물론이고
체코 유고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에 무역중단 등 일대 파장을 몰고올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 지역에 엄청난 투자를 감행해 왔던 독일
경제에 거대한 부실을 만들어 놓을 것이 확실하고 이는 유럽에 파장을
확산시키는 매케니즘으로 작용한다.
독일 마르크가 유럽의 사실상 기축통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의 주변주국가들이 타격받는 것은 불문가지다.
벌써부터 일부 비관적 분석들은 유럽에서도 아시아적 상황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일본이 저금리를 기초로 아시아의 버블을 키워 왔듯이 독일 역시 장기저금리
로 유럽의 버블을 키워 왔고 버블 파열싯점이 다가왔다는 지적이었다.
이날 러시아 사태는 이런 상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말하자면 러시아발 세계 공황 시나리오인 셈이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