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속앓이' .. GM 기아응찰로 합작협상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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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GM이 느닷없이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입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우는 그동안 GM과 자본합작 협상을 벌여왔다.
GM으로부터 30억달러 이상을 끌어들어 자동차는 물론 그룹전체의 구조를
조정한다는게 대우의 구상이다.
하지만 GM이 기아를 인수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우와 GM간 협상은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
성사된다 해도 해외 일부지역으로 국한돼 합작의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되면 GM으로부터의 대규모 외자도입은 불가능해진다.
대우자동차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GM은 기아 응찰은 대우-GM간의 협상과는 완전히 별개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우와 공동 응찰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가 안심을 할 수 있는 설명은 아니다.
대우와 사전 교감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GM이 대우에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통보한 것은 24일 오전.
의향서 마감일이다.
GM과의 협상 및 기아 응찰에 대한 실무를 맡고 있는 대우자동차
이성상 이사도 "GM의 속내를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GM의 속셈은 과연 무엇일까.
GM이 의향서를 제출한 것을 놓고 업계는 GM이 포드를 견제하면서
아시아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아를 인수할 생각도 없으면서 단순히 포드 견제용으로 입찰에
뛰어든다는 분석도 있지만 설득력은 없다.
12조원 부채를 갖고 있는 기아를 인수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주가
하락 요인이고 그것이 경영진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GM이 포드를 견제하려는 배경은 포드가 일본의 마쓰다를 갖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포드는 마쓰다를 인수해 동북 아시아 거점을 확보했다.
기아까지 인수한다면 미국 "빅3"중 아시아에 가장 튼튼한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GM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생산능력도 그렇다.
포드가 마쓰다 인수를 통해 1백50만대의 생산능력을 추가한데 기아를
인수해 1백만대를 다시 얹게 되면 GM의 생산능력과 거의 같아진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이자 세계 최대 제조업체의 풍모를 해치게 되는
셈이다.
GM이 한국과 아시아시장의 거점을 확보하겠다고 생각하면 기아만큼 좋은
곳도 없다.
기아 자체가 기술이나 제품으로 볼 때 "괜찮은 회사"인데다 인도네시아
터키 필리핀 이란 등 아시아 전역에 생산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소싱을 강조하고 있는 GM은 기술 수준이 높고 원가가
덜 먹히는 한국의 부품업체망을 통째로 확보하고 싶어한다.
기아를 인수해 협력업체들도 GM의 영향권안에 넣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GM이 그동안 한국내에서 벌이던 부품합작사업에 크게 만족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런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기아를 인수하는 비용이다.
기아와 아시아를 전부 인수해도 들어가는 비용은 많아야 20억달러.
물론 경영권도 확실하게 쥐게 된다.
반면 대우는 20억~30억달러를 투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것도 50%의 지분을 내주더라도 경영권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
GM으로선 그런 조건이라면 기아가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GM이 의향서를 내기전에 기아에 해외생산망 자료를 요청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GM의 본심이 무엇인지.
대우가 속앓이를 할만도 하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
GM이 느닷없이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입찰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우는 그동안 GM과 자본합작 협상을 벌여왔다.
GM으로부터 30억달러 이상을 끌어들어 자동차는 물론 그룹전체의 구조를
조정한다는게 대우의 구상이다.
하지만 GM이 기아를 인수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우와 GM간 협상은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
성사된다 해도 해외 일부지역으로 국한돼 합작의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되면 GM으로부터의 대규모 외자도입은 불가능해진다.
대우자동차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GM은 기아 응찰은 대우-GM간의 협상과는 완전히 별개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우와 공동 응찰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가 안심을 할 수 있는 설명은 아니다.
대우와 사전 교감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GM이 대우에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통보한 것은 24일 오전.
의향서 마감일이다.
GM과의 협상 및 기아 응찰에 대한 실무를 맡고 있는 대우자동차
이성상 이사도 "GM의 속내를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GM의 속셈은 과연 무엇일까.
GM이 의향서를 제출한 것을 놓고 업계는 GM이 포드를 견제하면서
아시아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아를 인수할 생각도 없으면서 단순히 포드 견제용으로 입찰에
뛰어든다는 분석도 있지만 설득력은 없다.
12조원 부채를 갖고 있는 기아를 인수하려 한다는 것 자체가 주가
하락 요인이고 그것이 경영진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GM이 포드를 견제하려는 배경은 포드가 일본의 마쓰다를 갖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포드는 마쓰다를 인수해 동북 아시아 거점을 확보했다.
기아까지 인수한다면 미국 "빅3"중 아시아에 가장 튼튼한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GM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생산능력도 그렇다.
포드가 마쓰다 인수를 통해 1백50만대의 생산능력을 추가한데 기아를
인수해 1백만대를 다시 얹게 되면 GM의 생산능력과 거의 같아진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이자 세계 최대 제조업체의 풍모를 해치게 되는
셈이다.
GM이 한국과 아시아시장의 거점을 확보하겠다고 생각하면 기아만큼 좋은
곳도 없다.
기아 자체가 기술이나 제품으로 볼 때 "괜찮은 회사"인데다 인도네시아
터키 필리핀 이란 등 아시아 전역에 생산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소싱을 강조하고 있는 GM은 기술 수준이 높고 원가가
덜 먹히는 한국의 부품업체망을 통째로 확보하고 싶어한다.
기아를 인수해 협력업체들도 GM의 영향권안에 넣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얘기다.
GM이 그동안 한국내에서 벌이던 부품합작사업에 크게 만족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런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기아를 인수하는 비용이다.
기아와 아시아를 전부 인수해도 들어가는 비용은 많아야 20억달러.
물론 경영권도 확실하게 쥐게 된다.
반면 대우는 20억~30억달러를 투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것도 50%의 지분을 내주더라도 경영권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
GM으로선 그런 조건이라면 기아가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GM이 의향서를 내기전에 기아에 해외생산망 자료를 요청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GM의 본심이 무엇인지.
대우가 속앓이를 할만도 하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