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에 나폴레옹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출간된 프랑스 작가 막스 갈로의 대하소설 "나폴레옹"(전5권
문학동네)과 장 폴 카우프만의 장편 "나폴레옹"(세계사), 95년 나온 나가사키
류지의 "영웅 나폴레옹"(전4권 오늘)이 뜨거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섬에서 태어나 섬으로 돌아간 영웅.

프랑스 점령지 코르시카 출신의 "촌뜨기"가 프랑스와 유럽의 황제로
등극하고 끝내는 대서양의 외로운 섬 세인트 헬레나에서 쓸쓸히 최후를 맞는
동안 세계사의 책갈피는 하루도 쉬지않고 펄럭거렸다.

프랑스 대혁명의 상속자임과 동시에 반혁명의 독재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나폴레옹.

지금까지 나폴레옹에 관한 책이 8만여종이나 출간됐는데도 출판계에서 그는
여전히 인기있는 소재다.

인터넷 "황제 사이트"까지 큰 성공을 거두어 나폴레옹이 무덤에서
되살아났다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

출판계는 나폴레옹 붐에 대해 "거대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나폴레옹의
강력한 지도력이 세기말 혼란기인 요즘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 같다"며
"난세에 영웅이 뜨는 것은 동서양의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은 나폴레옹의 일대기를 담은 소설.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 셀러 정상에 올라 3백만부나
팔렸다.

첫권 "출발의 노래"에 이어 이달중 "전장의 신" "아우스터리츠의 태양"
"왕들의 황제" "불멸의 인간" 등 5권이 완간될 예정이다.

이중 "출발의 노래"는 그의 유년시절부터 이집트 원정길에 오르는
스물아홉살 때까지의 삶을 그린 것.

별책부록 "황제의 앨범"에는 나폴레옹과 주변 인물들의 초상및 그림들이
실려있어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갈로는 "풍문과 우연에 의해 영웅이 탄생할수는 없는 법"이라며 나폴레옹의
정치적 성공비결을 "대혁명 이후 극도의 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부패의 문을
닫아걸고 만인과 기회의 평등을 위해 투쟁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카우프만의 "나폴레옹"은 작가가 나폴레옹의 유배지였던 대서양의 세인트
헬레나섬에 9일간 머물면서 그의 쓸쓸한 말년 이야기를 소설로 재구성한
작품.

기자시절 베이루트에서 3년간 인질로 감금되기도 했던 카우프만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나폴레옹의 고독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나폴레옹이 영국인 감시 아래 세인트 헬레나섬에서 보낸 기간은 5년반.

현재와 1백80년 전의 과거가 교차하며 나폴레옹 최후의 생애를 탐험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 출간과 동시에 5개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나가사키의 "영웅 나폴레옹"은 동양인이 쓴 소설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