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국제입찰 대행기관인 앤더슨 컨설팅의 준비부족으로
응찰업체들이 업무 추진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앤더슨 컨설팅은 지난달 27일 입찰설명회에서 첨부자료
를 빠트린채 "주식청약 계약서"를 배포, 응찰업체들이 검토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앤더슨이 첨부했어야 할 자료에는 입찰실시후 낙찰자의 면책범위, 매각
스케줄과 같은 중요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국내 한 응찰업체의 실무자는 "(주식청약 계약서중)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별첨 자료를 참고하라고 돼 있으나 첨부 자료가 전혀 없어 난감할
뿐"이라며 "구멍가게를 팔 때도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더슨측은 이에대해 지난달 31일 응찰업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간에 쫓겨 관련 자료를 준비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빠진 부분을 제공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종 입찰서류 제출시한이 이달 21일인데도 앤더슨의 별첨 자료
제공은 오는 10일께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알려져 응찰업체들의 시간 부족은
크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 기아의 부채규모가 명확히 공개되고 있지 않아 입찰의 투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기아자동차 입찰계획이 발표됐을 당시 기아의 부채액수가
7조7천억여원 이었으나 <>27일 입찰설명회에서는 9조1천억여원 <>30일
류종열회장의 기자회견에서는 11조6천억원으로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또 입찰계획 발표당시 부채와 자산간의 차액이 1조여원이었으나 안건회계
법인의 실사결과에 따르면 3조4천억여원으로 불어났다.

기아측은 이에대해 "법정관리(4월15일)이후 발생한 물품대, 용역비 등
공익채권의 포함 여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생겼으며 안건회계법인이
재작성한 대차대조표는 매우 비관적인 회계기준으로 미래 발생가능한 부채
까지 포함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응찰 업체들은 "기아 부채가 들쑥날쑥하는 것은 부실규모를 줄이려는
의혹을 들게 하며 입찰 준비과정에서도 혼선을 가져 온다"며 "최악의 경우
어느 정도까지 부채가 늘수 있는지, 각 항목별로는 얼마인지를 명쾌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찰업체들은 이와함께 공장 실사에 대해서도 기아나 아시아측에서 사전에
방문코스를 제한해 제대로 현장실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
했다.

한 응찰업체 관계자는 "일정은 이틀에 불과한데다 방문코스 역시 일반인용
견학코스 수준으로 40~50분간 둘러보는데 불과하다"며 "포드자동차의 경우
30명이 넘는 실사단을 이끌고 6월말과 7월초에 걸쳐 10일간 사전 실사를 해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기아측은 "기업비밀의 보호를 위해서 현재로서는 무분별한 공개는
어렵다"며 "낙찰자가 정해지면 본격적인 실사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드의 사전실사에 대해서는 당시 대주주로서 해외 협력프로젝트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