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대학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퇴출"명령이 내려졌다.

교육부는 3일 교사.교원 확보율과 재정상태가 열악하고 설립자의 비리로
학내분규가 지속되고 있는 광주예술대와 한려대(산업대)에 대해 내년도
신입생모집을 중지하고 학교폐쇄 계고 조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학교에 대한 강제 폐쇄명령으로 교육부는 두 대학의 1학년
학생이 졸업하는 오는 2002년에 학교를 폐쇄시킬 방침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학교법인에 대해 교육부장관이 학교폐쇄를 명할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이 규정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또 교사.교원.교지 확보율이 현저히 낮은 서남대와 광양대
(전문대)에 대해서는 정원을 각각 4백92명과 5백19명 감축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남대는 8천2백10명에서 7천7백18명으로, 광양대는
2천3백7명에서 1천7백88명으로 정원이 줄게 된다.

이들 학교의 실질적인 설립.운영자인 이홍하(60)씨는 지난해 4백26억여원의
등록금과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병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며 이로
인해 학내 분규가 계속돼왔다.

이씨는 이들 대학외에도 광주와 전남지역에 광남고 대광여고 옥천여상 등
3개고교를 친인척 명의로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조사 결과 이들 대학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대학진학희망자가 해당
학교 입학정원 보다 적어 정원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원.교사 확보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한데다
학교재정까지 바닥나 학생 등록금으로 버텨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6월말 현재 학교재정 잔고는 한려대 4만3천원, 서남대 20만원,
광양대 6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예술대의 경우 전체 교수 27명중 박사학위 소지자가 1명도 없었으며
설립 당시 재산출연증서의 잔액증명서 등 공문서를 위조.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환 학술연구지원국장은 "부실한 교육여건과 방만한 학교운영을
바로잡지 않고는 학교설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사학경영자의 비리는 물론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해서도 학교경영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폐쇄 예정인 광주예술대와 한려대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인근 지역의 다른 대학으로 편입학을 원할 경우 정원외 인원을 인정해 주는
등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