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불과 수개월 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송사 9시뉴스의 영순위였던 박세리우승이 3,4순위로
밀려났다.
사람들은 이제 얼마만큼의 우승을 더 하느냐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자이안트이글클래식 직전만해도 박세리는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캐리 웹과
경쟁하는 위치였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박을 세계최고프로로 인정하고 있다.
골프에 "예견된 승리"는 없는 법이지만 박세리의 도전은 언제나 우승이
예견되는 위치에 까지 올라섰다.
일반의 인식이 어떻든 핵심은 골프에 있다.
낸시 로페즈가 루키시절인 78년 9승을 올릴때도 현재의 박과 같은 센세이션
이 있었을 것이다.
전설적 골프는 그렇게 시작된다.
박이 앞으로 우승을 더할지 못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골프는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밀어부칠 수 있을 때 최대한 밀어부쳐야 한다.
현재의 세계최고는 몇번의 시합후에 기록측면에서 바뀔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지금은 소렌스탐을 누른 것 같지만 그들의 저력은 상상외로 강한 법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이번 드모리어클래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드모리어 우승은 로페즈이후 20년만에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뜻하게 된다.
78년 로페즈의 9승은 그녀의 우승을 일반화시켰지만 먼 훗날인 지금은
당시의 성취가 역사적 한 페이지가 되고 있다.
선수가 가질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지금뿐"인 것이다.
결론은 우승을 하면 할수록 첫승보다 더한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
우리 골퍼들은 박의 우승을 당연시하는 것보다 1승의 추가적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가를 이해해야 한다.
<>.드모리어클래식이 메이저대회로 인정받은 지난 79년이후 역대 우승스코어
는 최하가 4라운드 합계 7언더파였고 가장 좋은 성적이 16언더파였다.
90년대이후도 그같은 추세는 계속됐다.
매번 코스가 바뀌었기 때문에 우승스코어 범위가 큰 의미를 가질 수는
없지만 대회를 앞두고 대략적 흐름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드모리어대회는 루키로서의 박이 마지막으로 갖는 메이저이고 전설적 성취를
위한 마지막 무대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번대회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