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통화'론 확산 .. 아세안 외무회담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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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이상 "달러"에만 의존하지 말자"
외환위기에 데인 동남아시아국가들 사이에 "아시아 단일통화"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채택한 "유러"처럼 실생활에까지 쓰이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무역결제만이라도 가능한 "아시아의 화폐"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새로운 화폐가 안되면 일본 "엔"이나 중국 "위안"같은 유력통화를 아시아의
기축통화로 삼자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단일통화는 아니지만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이미 두나라간의 무역거래를
자국통화로 결제하기로 했고 인도네시아 태국도 같은 조치를 논의중이다.
최근 일본정부가 "엔화 국제화"를 기치로 내걸고 나선 것도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이런 행보는 한마디로 "달러"에 대한 반발이다.
달러에만 매달린 통에 달러가 조금만 빠져 나가도 맥을 못추게 됐다는
자성론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과다한 공격을 받은데 대한 역공세이기도 하다.
중국 일본 한국 및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외무장관들은 27일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중 동남아지역에 단일통화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정식의제가 아니고 비공식 만찬자리였지만 동남아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 문제를 다룬 것은 처음이다.
전에도 일부국가에서 제기했던 사안이긴 하지만 아시아 모두가 모인 자리
에서 논의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단일통화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은 역시 말레이시아였다.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이 만찬도중 "우리도 단일통화를 시도
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등의 외무장관도 동조발언을 했다.
만찬을 주재한 도밍고 시아존 필리핀 외무장관은 "일이 잘 풀리면 오는
2020년쯤에 동남아에도 단일통화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구체적인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나온 얘기는 아니다.
말그대로 "거론"한 수준이다.
역내통화중 하나를 단일통화로 삼든지, 제3의 새로운 화폐를 만들어 단일
통화로 하면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해진다.
다소 엉성하지만 도입시기가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보다는 한단계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실제로 조속한 시일안에 단일통화가 도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문화와 생활수준이 비슷한 EU에서조차 단일통화를 도입하는데 3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하물며 이질적인 문화가 방대한 지역에 산재해 있고 경제력 차이도 큰
아시아에서 하나의 통화를 사용한다는건 누가 보아도 쉽지 않은 문제다.
외환위기를 통해 아시아를 확실히 장악한 미국이 그냥 앉아서 보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그냥 주저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역내의 무역결제및 외환보유통화로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지금 그대로라면 언제든지 "달러"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조금씩 나아져 가면서 반발은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이렇게 볼때 일반 실생활에서도 사용되는 명실상부한 단일통화는 아니더라도
무역결제및 외환보유통화로서의 제한적인 "준단일통화" 도입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
외환위기에 데인 동남아시아국가들 사이에 "아시아 단일통화"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채택한 "유러"처럼 실생활에까지 쓰이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무역결제만이라도 가능한 "아시아의 화폐"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새로운 화폐가 안되면 일본 "엔"이나 중국 "위안"같은 유력통화를 아시아의
기축통화로 삼자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단일통화는 아니지만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이미 두나라간의 무역거래를
자국통화로 결제하기로 했고 인도네시아 태국도 같은 조치를 논의중이다.
최근 일본정부가 "엔화 국제화"를 기치로 내걸고 나선 것도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이런 행보는 한마디로 "달러"에 대한 반발이다.
달러에만 매달린 통에 달러가 조금만 빠져 나가도 맥을 못추게 됐다는
자성론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과다한 공격을 받은데 대한 역공세이기도 하다.
중국 일본 한국 및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외무장관들은 27일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중 동남아지역에 단일통화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정식의제가 아니고 비공식 만찬자리였지만 동남아국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 문제를 다룬 것은 처음이다.
전에도 일부국가에서 제기했던 사안이긴 하지만 아시아 모두가 모인 자리
에서 논의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단일통화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은 역시 말레이시아였다.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이 만찬도중 "우리도 단일통화를 시도
해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인도네시아 등의 외무장관도 동조발언을 했다.
만찬을 주재한 도밍고 시아존 필리핀 외무장관은 "일이 잘 풀리면 오는
2020년쯤에 동남아에도 단일통화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구체적인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나온 얘기는 아니다.
말그대로 "거론"한 수준이다.
역내통화중 하나를 단일통화로 삼든지, 제3의 새로운 화폐를 만들어 단일
통화로 하면 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해진다.
다소 엉성하지만 도입시기가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보다는 한단계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실제로 조속한 시일안에 단일통화가 도입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문화와 생활수준이 비슷한 EU에서조차 단일통화를 도입하는데 3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하물며 이질적인 문화가 방대한 지역에 산재해 있고 경제력 차이도 큰
아시아에서 하나의 통화를 사용한다는건 누가 보아도 쉽지 않은 문제다.
외환위기를 통해 아시아를 확실히 장악한 미국이 그냥 앉아서 보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그냥 주저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역내의 무역결제및 외환보유통화로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
지금 그대로라면 언제든지 "달러"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상황이 조금씩 나아져 가면서 반발은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이렇게 볼때 일반 실생활에서도 사용되는 명실상부한 단일통화는 아니더라도
무역결제및 외환보유통화로서의 제한적인 "준단일통화" 도입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