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금경색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이 막대한 돈을 풀고 있는데도 기업은 돈이 없어
아우성이다.

풀린 돈이 은행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자금경색 현상은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상반기 중국의 통화증가율은 14%선에 달했다.

다이샹룽(대상용) 인민은행 총재는 "올 경제성장률 목표치(8%)달성을
위해 충분한 자금이 방출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같은 통화공급량 증가 수치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기업에 대한 각 은행의 운전자금 대출은 지난 1월 마이너스 3.1%,
2월 마이너스 0.2%를 기록하는등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고정자산 투자에 대한 대출도 지난 2월 0.4%, 3월 0.5%씩 각각 감소했다.

돈이 정상적으로 돌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자금경색 현상은 인민은행이 금융개혁을 위해 은행의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작년 11월 금융대책회의를 소집해 각 은행들에게 불량채권 정리,
자금 운용의 건정성 확보 등을 지시했다.

은행들은 이 지침에 따라 채권을 회수불량, 회수곤란 등 5단계로 나눠
엄격하게 관리하는 한편 자금회수에 나섰다.

이 조치는 결국 우량기업에 대한 여신 편중현상을 불러왔다.

중국은행의 경우 지난 4월말 중국의 제2위 컬러TV메이커인 캉지아(강가)에
단일기업에 대한 대출금액으로써는 최대규모인 42억위안(원)을 꿔주기도
했다.

자금이 유량기업에 몰리면서 소규모 기업이나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는
국유기업은 자금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은행에게 적자 국유기업이라도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분야에 대해서는 자금을 공급토록 독려하고 있다.

인민은행 국가경제무역위원회 국가세무국 등은 이달초 건설은행 공상은행
등에 국유기업 및 유망 생산품을 갖고 있는 기업에 대출을 늘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와함께 올들어 두 번에 걸쳐 재할인율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대한 각 은행의 반응은 요지부동이다.

과거와는 달리 불량채권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하기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자금경색이 중국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의 경제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전문가들은 해결책으로 국유기업에 대한 정부 채무보증을 부활하는
등의 과감한 금융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