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M은 기아.아시아자동차 국제 공개경쟁입찰에서 현대 대우와 컨소시엄
을 구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26일 밝혔다.

GM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GM이 기아.아시아자동차
입찰에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공식 확인하고 "현대 대우 등과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현대와 대우가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대-대우 컨소시엄이 성공한다면 GM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와의 합작 협상과 관련해서는 "GM의 응찰이 대우와의 합작상담과는
완전히 별개"라며 "대우와의 협상은 지금까지 아무런 장애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자동차는 GM의 입찰 의향서 제출에 대해 "GM으로부터 의향서를 제출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GM-대우간의 자본합작 협상과는 별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현대와 대우는 "GM이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27일 입찰설명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 GM의 의도 =기아 입찰에 의향서를 낸 회사들의 시선은 온통 GM의 본심
파악에 집중돼 있다.

과연 GM이 정말로 기아 인수를 노리는 것일까.

답은 "그렇다"다.

GM은 의향서를 제출한뒤 반드시 응찰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국시장에 대한 자료 확보 차원에서 의향서를 냈을 수 있다는 일부 추측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 GM이 왜 기아 인수를 추진하는 것일까.

우선 GM의 해외 전략을 살필 필요가 있다.

GM은 철저히 현지생산체제를 갖추는 회사다.

독일의 오펠, 영국의 복스홀, 스웨덴의 사브 등 유럽에만도 여러 회사를
갖고 있는 등 세계 전역에 수많은 공장을 갖고 있다.

GM은 그러나 아시아지역의 생산거점이 취약하다.

일본의 이스즈에 37.5%의 지분을 갖고 있으나 소규모 기업이고 대만
인도네시아 공장은 더 작다.

따라서 아시아지역을 공략할 생산거점이 필요하다는게 기아 인수를 노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특히 한국이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가는 큰 시장이라는 점도 감안됐다.

물론 포드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담겨 있다.

대우와 자본합작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기아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포드가 기아를 인수하면 생산능력이 GM에 육박하게 된다.

세계 최대, 최고를 지향하는 GM의 풍모를 해칠 수 없다는게 응찰의 또다른
이유다.

<> 포드의 대응 =포드는 당혹스럽다.

낙찰조건만을 따져볼 때 포드가 가장 유리했던 만큼 내심 안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포드도 여러가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선 컨소시엄이다.

포드는 그동안 일본의 마쓰다와 우호금융기관으로만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GM이 경쟁대열에 끼어들면서 컨소시엄을 보강할 필요가 생겼다.

가장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이는 회사는 삼성.

포드는 이미 삼성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눠 왔다.

자본합작 협상이 결렬되기는 했지만 기아 인수에 공동전략을 펴는 협상은
아직도 유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다른 업체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

GM이라는 공룡과의 전쟁인 만큼 "세불리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직 GM과 이야기를 하지 않은 국내 최대메이커인 현대에도 손짓할
수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