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기장을 보선에서의 자민련후보 당락여부가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지역에서의 자민련 승리는 영남지역의 교두보 확보라는 정치적 의미가
있을뿐만 아니라 박태준 총재의 여권내에서의 위상강화와도 함수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민련의 승리는 곧 한나라당 부산 민주계의 몰락을 의미하고, 이에따라
박 총재는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부산.경남을 비롯한 영남권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반대로 지난 4.2 재.보선과 6.4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영남권에서
참패할 경우 박 총재는 자민련내에서는 물론 "DJT 공동정부"의 한축으로서
급격한 위상추락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도 "박 총재가 부산지역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총재
로서 지도력을 행사하는데 심대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총재는 선거전 돌입이후 세번이나 부산을 방문했다.

지난 9일 4일동안의 1차방문과 지난 15일 3일간 2차방문에 이어 투표전날인
20일 3차방문을 합치면 무려 열흘 가까이 부산에 체류한 셈이다.

박 총재가 이처럼 열성을 쏟는 이유는 자민련이 후보를 낸 영남권 두곳중
대구북갑은 지역정서상 사실상 역전시키기 힘든 반면 부산 해운대.기장을은
승리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판단한 것도 한 이유다.

게다가 이번 해운대.기장을 선거가 "박태준 대 최형우" 두 정치 거물의
대리전으로 부각돼 있었던 점도 심리적으로 적지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박 총재에게 해운대 기장을의 승리는 물러설 수 없는 과제다.

특히 부인 장옥자여사와 측근을 20여일전에 투입, 측면 지원에 공을 들여
왔고 선거 막판에는 "실탄" 지원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