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갑 보궐선거전이 갈수록 당락을 점칠 수 없는 혼전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한나라당 박원홍 후보가 허용오차 범위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국민신당 박찬종, 자민련 박준병 후보가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세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2~5% 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15일저녁 열린 TV토론을 계기로 후보간 지지도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민련 박 후보측은 이 지역에서 의원총회와 국민회의.자민련 양당 8인
협의회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거당적 지원과 여권 공조체제를 강화하면서
승기를 잡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때 한나라당 박 후보에 10% 포인트 이상 뒤처졌던 지지도가 크게
좁혀지면서 박빙 승부 양상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박원홍 후보진영은 정부여당의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이곳
유권자들의 불신기류 및 전통적인 구여지지성향과 박 후보의 참신성 등을
감안해 볼때 초반 우세 흐름이 선거당일까지 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선거초반 선두권에서 다소 떨어져 있던 국민신당 박 후보는 경제전문가로서
경제난 극복 대안을 집중 설파한 것이 주효해 단숨에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는게 현지 분위기다.

특히 박 후보는 TV토론에서 대한지원자금 금리 인하, 재정적자폭확대 등
국제통화기금(IMF)와의 재협상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 박준병 후보까지 이에
동조케 하는 등 정연한 경제논리를 앞세워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는게 선거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세 후보간 혼전양상이 전개되면서 TV토론이 파행으로 진행되는가 하면
고발사태까지 빚어지는 등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 후보는 15일저녁 서초케이블TV 주최로 열린 후보토론때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토론장에 들어가려다 다른 후보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토론 참여를 거부했다.

박준병 후보측은 "시사토론의 명사회자라는 박 후보의 명성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후보토론은 컴퓨터 작동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박찬종 후보측도 토론의 전제조건으로 후보자간에 합의된 2회 재방영을
못하도록 박원홍 후보측이 방송사에 압력을 넣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박원홍 후보측은 이에 "첨단 정보화시대에 자기가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른다고 해서 남의 컴퓨터 사용까지 저지하는 행위는 후보들이 21세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