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중심지인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13일부터 "밀레니엄 버그"를
퇴치하기 위한 2주간의 가상실험에 돌입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증권사와 투자회사 증권거래소들은 이날 일제히 실험용
컴퓨터를 1999년 12월 29일에 맞추고 주식, 채권, 옵션등의 가상거래를
시작했다.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하는 컴퓨터 시스템 에러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증권업협회(SIA) 후원으로 이뤄지는 이번 실험에서는 1999년12월
29일부터 2000년1월4일(실제로는 7월13일-7월19일)까지 컴퓨터 시스템에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 지를 관찰하게 된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밀레니엄 버그 해결 프로그램의 "약효"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가상거래가 시작된 몇시간 뒤인 14일 SIA의 존 팬처리 Y2K프로젝트
매니저는 "첫날 모든 업무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테스트가
끝난 다음 확인 작업을 거쳐 오는 8월10일 실험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SIA측은 이번 실험에서는 소량의 증권거래 만이 이뤄지지만 내년 3월
실시될 2차실험에서는 월가의 모든 금융회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가상적인
대량거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IA는 두차례에 걸친 시뮬레이션으로 밀레니엄 버그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IA의 다른 관계자는 2천년 인식 문제로 금융기관들이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 또 다양한 만기 구조를 갖는 채권들의 가격
계산이 정확히 이루어 지는지 등이 이번 테스트의 주된 체크포인트라고
밝혔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전세계 헤지펀드들이 오는 2천년이 되는 싯점에
컴퓨터의 오류를 이용한 대규모 재정거래(arbitrage)를 실시해 불법적인
이익을 올리려 한다는 경고가 있달아 제기되었었다.

월가의 증권업계는 "밀레니엄 버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9년말까지
총 50~6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