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된장 김치 젓갈.

우리 식생활의 토대가 되는 음식이다.

이들 음식속엔 우리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다.

사회가 아무리 서구화되고 입맛이 변해도 "밥"없이 못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BS1TV특별기획 "한국문화탐구-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았나"는 우리 음식을
비교문화사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기획으로 선정돼 방송위원회 제작비 지원을 받고 13개월에 걸쳐
공들여 만든 다큐멘터리답게 완성도가 높다.

기존에 먹거리를 다뤘던 다큐멘터리들이 대부분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단편적으로 설명하는데 치중했던데 비해 이 작품은 역사학, 문화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적인 요소를 망라해 종합적인 이해를 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5일과 8일 1, 2부로 방영된 "밥"과 "된장"편.

우리는 언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먹어왔을까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 출발,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들의 장이 서양사람보다 긴 이유, 우리고유의
숟가락문화, 콩을 된장과 간장으로 만들어 먹은 이유 등을 흥미롭게
풀어나갔다.

유목생활에서 농경생활로 변천하는 과정, 외국음식의 영향 등 우리의 먹거리
문화를 "수직적"으로 살펴보면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콩발효음식을 먹는 일본,
네팔, 인도네시아 등을 취재, "수평적"인 비교를 병행했다.

밥의 영양가, 된장의 항암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여준 점도 돋보였다.

15일엔 제3편 "숨쉬는 음식-김치", 22일엔 제4편 "밥상위의 바다-젓갈"이
방영된다.

발효음식인 김치가 다른 나라의 소금에 절인 채소음식다 우수한 이유,
고추의 전래로 인한 김치의 완성, 식품자체에서 맛이 우러나는 "제3의 맛"
젓갈에 대한 과학적 분석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차분하고 객관적인 접근으로 우리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다큐멘터리.

공영방송이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