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감독원이 은행의 리스사에 대한 여신분류기준을 수시로 변경, 1조원가량
의 은행손실이 상반기 가결산결과에서 누락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감원은 지난 7일 퇴출예상 10개 리스사에 대한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할 것을 골자로한 "리스사에 대한 여신의
건전성 분류기준"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은행들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이 엄청난
것으로 드러나자 지난 11일 기준을 완화했다.

은감원은 지난 7일 은행들에 보낸 공문에서 <>자산이 채무를 초과하는
외환 제일씨티 신한 전은리스 등 4개 리스사에 대한 여신은 "정상"으로
<>동화 신보 동남 등 10개 퇴출대상 리스사에 대한 여신은 "고정이하"로
<>나머지 11개 리스사에 대한 여신은 "요주의"로 분류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 11일엔 퇴출은행의 자회사인 동남 동화 대동 중부 등 4개
리스사에 대한 여신만 고정이하로 분류하고 퇴출예상 6개리스사 여신은
요주의로 다시 완화해 분류토록 다시 지시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당초 예정보다 3일 늦은 13일 가결산결과를 보고했다.

은행들은 고정이하여신에 대해선 20~1백%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반면
요주의에 대해선 1%만 적립하면 돼 고정이하여신이 요주의로 분류될 경우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 지난 5월말 현재 퇴출예상 대구 중앙 서울 부산 중부 광은 대동 동남
동화 신보리스 등 10개 리스사에 대한 은행권여신은 3조3천2백16억원에
달하고 있다.

반면 중부 동화 동남 대동리스에 대한 여신은 9천8백99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줄잡아 1조원가량의 충당금을 덜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손충당금에 포함되지 않는 돈은 당기순이익으로 잡혀 은행손실이 그만큼
감춰진 셈이다.

이에대해 은감원은 아직 퇴출이 확정되지 않은 리스사에 대한 여신 전체를
고정이하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라는 은행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퇴출이
확정된 4개 리스사에 대한 여신만 고정이하로 분류토록 완화했다고 해명했다.

은감원은 앞으로 대상리스사의 처리가 결정되는 즉시 여신을 재분류하겠다고
덧붙였다.

은행들도 앞으로 설립될 가교리스사에서 자산부채실사를 할 예정인 만큼
그 결과를 보고 여신을 분류하는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5월말 현재 25개 리스사에 대한 은행권여신은 총 18조3백47억원에
달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조흥은행이 2조6천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일 2조2천억원
<>외환 1조8천억원 <>제일 1조5천억원 <>장기신용 1조원 등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