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위기로 세계 자원대국들의 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중동의 산유국들도
유가가 하락하면서 경제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브라질 인도네시아등 전통적인 자원국들도 곤경에 처하긴 마찬가지다.

자원의 최대 수요 지역인 아시아가 소비능력을 상실하면서 세계적인 디플레
압력이 높아가고 있어서다.

전세계 석유매장량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들의 타격은 의외로
심각하다.

중동 국가들은 지난 25년동안 석유 달러 수입을 기초로 경제활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가는 아시아 수요감소로 올들어 한때 배럴당 10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저유가 체제를 확실히 하고 있다.

석유수입이 줄면서 이미 상당수 국가들이 큰 폭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유가가 현수준을 유지할 경우 중동지역
원유수입이 20% 가까이 줄어들어 경제성장률도 2%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유가하락은 재정수입의 대부분을 원유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산유국에도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이미 세계은행은 지난 3월 중남미 국가들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하향조정한 바 있다.

러시아 경제도 우울한 지표들로 가득차 있다.

주가는 올들어 지난 1년간 800포인트선에서 300포인트선까지 추락해 있다.

루블화는 연초의 달러당 5.9루블에서 최근에는 7루블대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투자가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
이다.

러시아 정부는 외자이탈을 막기위해 금리를 무려 1백50%까지 올렸으나
소용이 없다.

97년 플러스성장으로 돌아섰던 러시아 경제는 결국 올 1.4분기 제로성장으로
떨어졌다.

러시아는 지난 1일 IMF에 1백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아시아
위기국들의 뒤를 잇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 전대통령 사임이후 경제가 회복되는 듯 했으나
유가하락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고 지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무려
마이너스 8%아래로 떨어졌다.

남미의 자원국인 브라질은 94년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해 왔으나
아시아위기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에다 민간기업의 투자심리마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이에따라 재정적자는 GDP대비 6.5%로 늘어났고 경상적자도 5%대에 근접했다.

더욱이 정부가 재정긴축을 강화하고 있어 지난 1.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1.1%로 떨어졌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