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국제금융이야기) (8) '역외금융센터 창설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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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라디오방송국은 룩셈부르크에 소재하면서 영국과 프랑스에
전파를 송신하는 상업방송국이다.
일찍이 영국과 프랑스는 공영방송만을 허용했으므로 상업방송에 대한
일반의 수요는 충족되지 못했다.
이 공백을 겨냥해서 설립된 것이 룩셈부르크 방송국이었다.
이 방송국의 프로그램은 룩셈부르크에서 만들지만 이를 소비하는 것은
영국과 프랑스의 청취자들이다.
이 룩셈부르크 방송국이 이른바 역외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예다.
역외비즈니스란 한 나라에서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소비는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을 말한다.
역외비즈니스는 각국 정부의 규제조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며
각국의 상이한 규제는 돈을 벌려는 사업가들의 표적이 되었다.
사업가들은 세금이 낮거나 규제가 적은 나라에서 제품을 만든 다음 세금이
높거나 규제가 많은 나라에 내다팖으로써 큰 이익을 얻고자 했다.
물론 이러한 역외비즈니스가 활성화되려면 제품 운송비용이 크면 안된다.
라디오방송의 경우 전파발송에 별 비용이 들지 않았으므로 룩셈부르크
방송국은 역외비즈니스로 큰 돈을 벌었고, 이후 다른 역외방송국의 확산을
가져왔다.
2차세계대전 이후 역외비즈니스가 활짝 꽃을 피운 곳은 국제금융시장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태동.발전한 유러금융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국제적인 자금이동에는 별다른 수송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국제금융
비즈니스는 다른 사업보다도 역외화를 촉진하는 데 더 유리한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한 나라가 국제금융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세가지의 전략이
가능하다.
첫째는 달러화나 유러화와 같은 기축통화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둘째는
일본과 같이 막대한 무역흑자를 올려 자금력을 확보하는 것이며, 셋째는
차별화된 역외금융센터를 창설해서 국제자금의 흐름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나 원화의 국제성을 고려할 때 첫번째와 두번째의
대안은 극히 현실성이 희박하므로 세번째의 대안인 역외금융센터의 창설을
고려해야 한다.
마침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여유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일본 대만 등과 이를
흡수할 수 있는 한국 중국 북한 러시아 몽골 등의 나라가 교차하고 있다.
또 이들간 자금의 대차를 원활히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금융시장(예를
들어 아시아채권시장 프로젝트파이낸싱시장 부동산금융시장 조세회피처 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2000년 신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서해안지역을 대상으로
역외금융센터의 창설을 모색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신공항인접지역을 국제투자자유지역으로 지정하고 무역과
물류기능을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워낙 시급하다보니 충분히 검토할 여유가 없었다고
이해하지만 가장 중요한 금융기능이 쏙 빠져 있다.
금융위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 관료들의 안목은 실물경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표이다.
세계 어느 곳의 역외비즈니스센터를 둘러보더라도 금융기능이 없는 무역.
물류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이찬근 < 인천대 교수 ckl1022@lion.inchon.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
전파를 송신하는 상업방송국이다.
일찍이 영국과 프랑스는 공영방송만을 허용했으므로 상업방송에 대한
일반의 수요는 충족되지 못했다.
이 공백을 겨냥해서 설립된 것이 룩셈부르크 방송국이었다.
이 방송국의 프로그램은 룩셈부르크에서 만들지만 이를 소비하는 것은
영국과 프랑스의 청취자들이다.
이 룩셈부르크 방송국이 이른바 역외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예다.
역외비즈니스란 한 나라에서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소비는 다른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을 말한다.
역외비즈니스는 각국 정부의 규제조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며
각국의 상이한 규제는 돈을 벌려는 사업가들의 표적이 되었다.
사업가들은 세금이 낮거나 규제가 적은 나라에서 제품을 만든 다음 세금이
높거나 규제가 많은 나라에 내다팖으로써 큰 이익을 얻고자 했다.
물론 이러한 역외비즈니스가 활성화되려면 제품 운송비용이 크면 안된다.
라디오방송의 경우 전파발송에 별 비용이 들지 않았으므로 룩셈부르크
방송국은 역외비즈니스로 큰 돈을 벌었고, 이후 다른 역외방송국의 확산을
가져왔다.
2차세계대전 이후 역외비즈니스가 활짝 꽃을 피운 곳은 국제금융시장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태동.발전한 유러금융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국제적인 자금이동에는 별다른 수송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국제금융
비즈니스는 다른 사업보다도 역외화를 촉진하는 데 더 유리한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한 나라가 국제금융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세가지의 전략이
가능하다.
첫째는 달러화나 유러화와 같은 기축통화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둘째는
일본과 같이 막대한 무역흑자를 올려 자금력을 확보하는 것이며, 셋째는
차별화된 역외금융센터를 창설해서 국제자금의 흐름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나 원화의 국제성을 고려할 때 첫번째와 두번째의
대안은 극히 현실성이 희박하므로 세번째의 대안인 역외금융센터의 창설을
고려해야 한다.
마침 동북아시아 지역에는 여유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일본 대만 등과 이를
흡수할 수 있는 한국 중국 북한 러시아 몽골 등의 나라가 교차하고 있다.
또 이들간 자금의 대차를 원활히 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금융시장(예를
들어 아시아채권시장 프로젝트파이낸싱시장 부동산금융시장 조세회피처 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2000년 신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서해안지역을 대상으로
역외금융센터의 창설을 모색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신공항인접지역을 국제투자자유지역으로 지정하고 무역과
물류기능을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외국인 투자유치가 워낙 시급하다보니 충분히 검토할 여유가 없었다고
이해하지만 가장 중요한 금융기능이 쏙 빠져 있다.
금융위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 관료들의 안목은 실물경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표이다.
세계 어느 곳의 역외비즈니스센터를 둘러보더라도 금융기능이 없는 무역.
물류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이찬근 < 인천대 교수 ckl1022@lion.inchon.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