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익스플로러 끼워팔기 분쟁에서 승소해 한 숨 돌리는가 싶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엔 상표권 분쟁에 말려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사이넷(SyNet)이라는 업체가 MS의 "익스플로러"라는
제품명이 자사의 상표를 도용한 것이라며 민사소송을 제기, 30일(현지시간)
첫 심리를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이넷사는 지난 94년부터 시카고 지역에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해 오다 최근 문을 닫은 업체.

이 회사가 개발했던 인터넷 브라우저 이름이 바로 "익스플로러"다.

사이넷은 MS가 지난 95년 같은 이름의 "익스플로러"를 내놓고 영업에
들어가자 "우리의 동의없이 상표를 도용했다"며 그해 10월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다.

양측은 그간 합의를 보기위해 여러 차례 접촉했으나 결론을 내지못하고
결국 법정에까지 넘어가게 된 것.

MS측은 이 사건과 관련 "상표를 도용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다소
의외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명백히 상표권 침해인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에서 "익스플로러는 상표로
등록될 수 없는 일반적이고 서술적인 단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즉 익스플로러는 "콜라"와 같은 일반 명사라는 것.

인터넷을 검색하는 사람이나 도구를 뜻하는 명사이므로 아무나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MS는 그 근거로 94년 이전에 이미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키트" "인터넷 익스플로러"등이 인터넷 사이트나 인터넷
검색소프트웨어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미 특허청은 지난달 28일 익스플로러라는 단어가 콜라같은
일반명사는 아니며 그같은 용례로 사용된 적도 없다는 결정을 내려
MS사는 일단 불리한 입장에 몰려있다.

특허청의 이같은 결정은 첫 민사심리가 열리는 30일부터 발효되는데
이후 한달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물론 MS사는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이번 소송에서 패하게 되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는 MS사가 최소한 수백만 달러를 배상해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MS사가 이 상표를 포기할 경우 "윈도98"에서 익스플로러란 단어를
지우는데만 약 3천만달러 이상이 든다.

또 새 상표를 만들어 이를 홍보하는데 드는 비용도 무시 못할 거금이
될 거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MS와 네트스케이프간 끼워팔기 전쟁에서 네트스케이프가
완패한 후 벌어진 제2라운드라는 데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사이넷의 설립자인 디렌 라나씨(40)가 MS와는 "불구대천의 원수"인
네트스케이프사 고문으로 활동중이기 때문이다.

네트스케이프로서는 이번 상표권 소송을 통해 MS에 되도록 결정적인
상처를 입히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 박수진 기자.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