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휴대폰이 터질까"

오는9월25일 첫 출항하는 금강산 유람선에 탄 관광객들이 자기 휴대폰을
갖고가 금강산에서 남한의 친지들에게 옥류봉의 비경을 생생하게 전해줄수
있을 것인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동해에서 북한 잠수정을 발견한 어부가 이동전화로 신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이다.

이동전화로 통화하려면 단말기와 기지국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아야 한다.

이 거리가 보통 3km이다.

산이 가로막고 있으면 그 거리는 더 짧아진다.

이 거리를 벗어나면 통신이 안된다.

간혹 연결이 되더라도 신호가 너무 약해 통화가 불가능하다.

현재 설치된 이동전화 사업자의 기지국은 금강산에 있는 사람과
통화하기에는 너무 멀다.

국가안보차원의 제약도 있다.

현재 휴전선 가까이에 설치된 기지국은 전파가 북쪽으로 못가도록 하는
장치를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기지국 북쪽 지역에서는 이동전화를 쓸수가 없도록 돼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잠수함을 신고한 어부가 육지에서 21km 떨어진 곳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했다는 점을 들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바다여서 있을수 있는 일이라며 육지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한다.

바다의 경우 장애물이 전혀 없는데다가 물이 전파를 반사, 전파도달거리가
길어진다는 설명이다.

금강산에서 휴대폰을 쓰려면 결국 기지국를 설치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도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은 별다른 이동전화서비스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한국 이동전화 사업자가 북한에 기지국을 설치하는 일은 있을수
없다.

이동전화사업이나 기지국 설치는 국내사업자에게만 허가하는게 국제룰이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이 관광객들의 이동전화 단말기 반입을 허용할지도 미지수다.

이동전화 단말기에 대해 세계 각국은 원칙적으로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나라 사업자에 가입하거나 제휴를 맺지 않은 이동전화 단말기를
쓸수 있도록 하는 나라는 전혀 없다.

북한이 남한 이동전화 단말기 사용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북한에서 바로 쓸수 있는 이동전화가 있기는 하다.

위성휴대통신(GMPCS)인 이리듐서비스가 그것이다.

단말기와 위성간에 직접 신호를 주고 받아 세계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하다.

상용서비스도 직전인 오는9월23일 80개국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실제 금강산 관광객이 이리듐단말기를 쓰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 사업을 허가하지 않은데다 단말기 반입을 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 정건수 기자 ks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