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자체수입을 축소 보고하는 방법으로 97년부터 최근
까지 7백77억원의 예산을 초과 수령해 가고 이 돈을 연구비가 아닌 임금의
편법인상, 국외여비, 술값 등으로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년간 이들 기관이 편법적인 수당신설, 연구비단가인상 등을 통해
낭비한 국민세금이 1천98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26일 49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15개 출연기관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 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조직운영상태를 낱낱이 지적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 22개 기관은 1천5백억원을 별도
자금으로 관리하면서 이자수입을 예산에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수입을 축소, 정부로부터 1백25억원을 초과 수령해 간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원자력연구소등 10개 기관은 기관운영자금을 금융기관에 예탁하면서
받은 사례금 12억원을 수입에서 누락시켰다.

감사원은 한국원자력연구소와 에너지관리공단등 대부분의 기관이 이같이
과다한 혈세를 수령해 각종 수당과 연구활동비단가를 편법 인상하는 방법
으로 지난 2년간 1천98억원을 낭비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기관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지난 2년간 연구비 4억8천만원을
술값으로 사용하는 등 29개 기관이 술값으로 사용한 연구비가 16억9천7백만원
에 이른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한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IMF 구제금융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비연구직원을 해외연수시키는 등 7개기관이 세계은행 등으로부터
차입한 7억1천여만원을 비연구직의 해외연수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또 감사대상인 49개 출연연구기관의 지원부서 인력 1천5백46명
가운데 33%가 과장이상 관리직으로 실무자가 관리직 1인당 2명에 그쳤고
연구보조.지원인력이 연구인력 1인당 0.38명으로 민간연구소의 3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설안전기술공단의 경우 정원 1백68명중 과장급이상이 1백16명,
대리급직원은 52명에 불과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