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에게 지도대국을 청하고 하수의 도전을 받아준다.

구수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다지는 회원 상호간 신뢰와 화합-.

특허나 바둑은 인간의 두뇌활동과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특허청 기우회"는
특허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동호회라고 생각한다.

한국바둑의 세계제패 소식을 가끔 접하면서 두뇌활동의 소산인 지식산업
분야에서도 세계를 제패한다면 IMF경제난국 조기 극복은 물론 괄목할만한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특허청직원 대부분은 평생을 특허가족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동호인 모임의
지속기간이 다른 직장보다 길다.

유사한 분야에 종사하면서 취미까지 같다 보니 우정 또한 깊다.

필자의 전임 회장인 조인제(전 심사3국장)회원은 1년동안의 미국 유학기간중
가장 궁금했던 것이 기우회 소식이라고 했을 정도다.

기우회에는 독특한 기풍을 가진 분들이 많다.

김수동(특허청장)회원은 전 상공부 바둑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는 한국기원
공인 아마5단.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특허청장에 임명된 그가 "지식재산 대약진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지식스포츠인 바둑에 대한 열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기계공학 전문가인 김기효(자동차1과장)회원은 깊고 치밀한 수읽기로
상대방을 압도하는 기풍.

바둑이 불리하면 상대방을 새벽까지 놓아주지 않는 뜨거운 승부욕의
소유자다.

상표및 특허행정 전산화사업에 많은 공을 세운 김명한(특허심판원 심판장)
회원은 초속기의 화려한 기풍을 자랑하면서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청내 대다수
직원과 치수를 겨룬다.

화학 특허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김관영(심사3국장)회원은 가끔 저녁내기도
하는 필자의 좋은 바둑친구다.

매주 수요일 밤 낯익은 얼굴들과 펼치는 반상의 용쟁호투.

상대의 두점머리를 내리치는 통쾌함, 이단젖힘에서 삼단젖힘까지 감행하는
스릴 등은 실제 인생살이에서는 겪어보기 어려운 경험이리라.

바둑은 그 사람의 성품이나 인격을 잘 드러내주기 때문에 필자는 오늘도
큰 바둑을 둘 수 있기를 꿈꾼다.

신창준 < 특허청 특허심판원 심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