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개인용컴퓨터(PC)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가정이나 사무실의 PC보급률이 아직 낮은 데다 지난 94년 페소화위기
이후 멕시코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PC수요가 세계 어느 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에서 PC를 장만하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했던 멕시코인들이
이제는 필수품으로 여기는 인식의 변화가 시장확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컴팩 에이서 휴렛팩커드 IBM등 주요 업체들도 엎치락 뒤치락 하며
멕시코에서 시장점유율 확대경쟁에 나서고 있다.

가격인하, 금융알선, 가정및 자영업자 공략등 온갖 마케팅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아시아 위기로 인한 매출손실을 멕시코 시장에서 보상받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엿보인다.

현재 멕시코의 PC보급률은 3%대.

미국등 선진국의 PC보급률이 40%대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낮은
수준이다.

그래서 더 큰 성장가능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 경제상황도 전에 비하면 좋아지고 있다.

정보과학업계의 데이터뱅크인 IDC에 따르면 올해 멕시코 PC시장은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34% 성장에 이어 여전히 활황세를 이어간다는 얘기다.

이같은 전망이 실현될 경우 올해 멕시코 시장에서 PC 판매대수는
처음으로 1백만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몇가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멕시코 PC시장이 최소한 2000년까지는
20%이상 성장할수 있고 그후에도 15%대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때문에 세계 주요 PC업체간 경쟁이 멕시코보다 더 치열한 곳은 별로
없다.

컴팩은 그동안 멕시코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켜오던 대만의 에이서를
지난해 4.4분기부터 추월하기 시작했다.

컴팩은 어느 업체보다 더 강력한 저가정책을 펴면서 가정 기업체
자영업자를 가리지 않고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응해 에이서는 자사제품을 사는 고객에게 2년간 대출해주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등 1위 재탈환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동안 대형 컴퓨터시장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휴렛팩커드도 가정및
자영업자용 PC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PC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인텔도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제소되는등 컴퓨터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멕시코시장은 이들 업체의 숨통을 틔워줄 탈출구가 되고 있다.

< 장규호 기자 ghch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