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인구를 가진 중국시장에서 처음으로 TV홈쇼핑체널을 통해 한국상품
판매에 나선 회사는 옌지(연길)의 현대TV홈쇼핑.
지난 3월부터 한국상품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조선족 사업가 함명선씨(38)가 운영하는 이 회사는 오전과 오후에
각각 30분씩 옌벤(연변)지역 유선방송TV를 통해 한국상품을 판매한다.
그동안 인기를 끈 제품은 압력밥솥 주서기 콩나물시루 대웅약탕기등
다양하다.
9백80위안(한화 16만원)짜리 남녀용 손목시계세트는 한차례 광고로
2백40개나 팔렸다.
대부분 개당 5백위안 이상인 이들 제품은 광고가 나갈때마다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까지 팔린다.
이 회사의 하루 매출액은 4만-14만위안(한화 6백60만~2천3백10만원
상당)이다.
옌지 시내 백화점의 하루평균 매출액이 5만위안(한화 8백25만원 상당)
정도임을 감안할때 엄청난 매출액이다.
현대TV홈쇼핑이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판매한 한국산 상품은 9백70만위안
(한화 16억원 상당)에 달한다.
이처럼 중국내 TV홈쇼핑에서 한국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한국상품의 값이 싸졌기 때문.
한국상품이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를 끌자 베이징(북경) 상하이(상해)
광조우(광주)등지의 TV홈쇼핑회사들도 앞다퉈 한국상품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내 73개 TV홈쇼핑회사중 대도시 3개회사의 대표들이 이달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초청으로 서울에 간다.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할 상품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이들 중국TV홈쇼핑회사들이 그동안 주로 취급해온 상품은 대만산제품
이었다.
개당 1천3백90위안(한화 22만9천원 상당)인 대만산 땀옷(땀을 흘려
체중을 줄이는 옷)의 경우 TV홈쇼핑체널을 통해 1백67만개(한화
3천8백24억원 상당)가 팔려나갔다.
중국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경우 상상을 넘어선 매출을 올릴 수있다.
그래서 대만수출상들은 그동안 소리나지 않게 TV홈쇼핑을 판매창구로
이용해왔다.
중국인들이 공산당이나 정부의 발표등을 주로 보도하는 관영CCTV보다
영화 축구경기 오락프로그램등을 방영하는 유선방송TV를 즐겨본다는
것을 대만상인들은 일찌감치 알아차렸던 것이다.
함명선 현대TV홈쇼핑사장은 그동안 대만산과 홍콩산 제품이 주종을
이뤘다 며 옌지지역에서 한국산이 인기를 끈후 중국내다른 TV홈쇼핑에서도
한국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TV홈쇼핑회사들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한국산제품을 판매할 경우
연간 2억-3억달러어치는 팔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함사장의 전망이다.
원화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기업들은 중국의 홈쇼핑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