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간부의 취중발언으로 검찰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검찰최고위층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적극 해명하며 수습에 나섰으나
내용자체의 폭발력이 워낙 커 수면밑으로 가라앉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지난 19일 서울지검 강력부 백창수 부부장검사가 일부 기자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한 발언에서 시작됐다.

백검사는 이날 "모일간지 주간이 3억원을 받아 중수부에서 내일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깜짝놀란 기자들은 백검사에게 확인질문을 했다.

이에 백검사는 실명까지 밝혔으며 한 일간지는 다음날 신문에 이를
기사화했다가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백검사의 발언이 청와대에 보고되는 등 사건이 커지자 검찰은
"백검사의 발언은 취중 농담이었다"며 백검사를 보직변경 조치하며 사건
진화에 나섰다.

백검사는 검찰자체 조사에서 "언론의 보도태도를 지적한 것일 뿐이며
회식이 끝날 무렵 농담임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원성 대검차장도 직접나서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이야기다.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름이 거명된 모언론사는 20일 박순용 서울지검장에게 강력항의했고
박지검장은 해당사를 방문,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발언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번 사건으로 검찰과 언론의 관계는
한동안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 김문권 기자 m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