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종금 등 금융기관들이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퇴출판별작업을 진행
하면서 한달여에 걸쳐 모두 1조원이상의 대출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 일각에선 금융기관들이 내부정보를 악용한게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55개 퇴출대상 기업에 대한 금융권여신은 지난
4월말현재 5조3백39억원이었으나 6월10일현재 3조6천6백51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징후기업및 협조융자기업에 대한 회생가능성 판별작업이 시작된 지난
5월초이후 한달여동안 금융기관들이 모두 1조3천억원의 대출금을 거둬들인
것이다.

금융권별로는 <>은행 2조5천10억원 <>종금 9천3백59억원 <>보험
1천2백22억원 <>리스 등 기타금융권 1천60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퇴출대상 기업들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대출회수작전의 대표적인 사례는
한일합섬으로 꼽히고 있다.

한일합섬은 4월말현재 8천5백65억원의 금융권 여신을 갖고 있었으나
한달동안 모두 1천1백여억원을 회수당했다.

5대그룹 20개 퇴출대상 기업의 여신도 같은 기간중 8천7백50억원에서
5천7백90억원으로 3천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관계자들은 "어느 기업이 퇴출될 것인지는 대략 윤곽이 나와 있었다"
며 "퇴출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서 여신을 회수하지 않으면 그것 또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해당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기업관계자들은 "한쪽에선 퇴출판정이란 칼을 빼들고 다른 쪽에선
대출금을 회수해갈 것이라면 뭣하러 워크아웃(구조조정)작업을 벌이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55개 퇴출기업에 대한 은행별 여신을 보면 한일은행이 5천6백9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일은행은 한일합섬에만 4천3백55억원의 여신을 주고 있다.

다음으로는 제일(1천6백49억원) 조흥(1천5백3억원) 서울은행(1천4백28억원)
등의 순으로 여신이 많았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