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명단 발표로 해당기업 제품의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게
되면서 이들 기업과 관계를 맺어온 하청업체나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55개 퇴출기업 가운데 각종 산업자재나 기계부품 생산업체 등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지 않는 기업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나 아파트
건설업체나 소비재 생산 업체에는 불안을 느낀 소비자나 하청업자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거평그룹 계열사인 거평종합건설의 경우 이달초 경기도 마석에
32~48평 크기의 아파트 6개동 3백66가구를 건설하는 공사에 들어갔는데
퇴출기업 명단에 포함되자하도급 업체들이 대금을 받지 못할까봐
자재공급을 꺼리고 있다.

내년 10월 완공예정인 이 아파트 공사는 겨우 터파기가 시작된 단계여서
분양자들로부터도 "정말 완공시킬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경기도 이천군 부발읍에 24~35평 크기의 거평아파트
1백53가구를 짓고 있는 거평산업개발도 지난달 부도발표 직후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공사를재개했으나 이번 퇴출기업 명단 발표로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 있다.

"롤라이" 브랜드로 잘 알려진 삼성시계는 브랜드는 매각하고 회사는
청산하는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지만 퇴출기업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벌써부터 시장에서 외면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뉴코아백화점 시계점의 한 점원은 "지금까지 삼성시계는
소위 잘나가던 브랜드였지만 퇴출기업에 포함돼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라며 "변화에 민감한 젊은층 소비자에게
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보름전부터 TV광고를 타기 시작한 한화 오트론의 개인휴대통신(PCS
) 전화기인 `G2폰"이 퇴출명단 발표에 따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상당히 고전할 전망. 가정용 전화기 전문업체이던 오트론사는 9백MHz
전화기 개발에 따른 적자누적으로 지난 93년 한화에 매각됐으며
현재 부채는 9백70여억원대에 달한다.

김태완 기자 tw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