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당한 "정리해고 전문가"

앨버트 던랩 전 선빔 회장이 해고 수당을 놓고 사측과 "법정 싸움"을
벼르고 있어 또 한번 화제.

던랩 회장은 지나친 정리해고로 선빔사의 매출과 신용도를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지난15일 사측으로부터 해고당한 인물.

<본보 6월17일자 참조>

해고가 통보되자마자 던랩 회장은 사측에 5백만달러(약71억원)의
해고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선빔의 새 경영진은 1백만달러 이상은 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에 대해 던랩은 현재 "계약에 명시된 해고수당을 받기 위해 법정
싸움을 벌이겠다"며 사측에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해고 수당이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2월 던랩 회장과 사측이 맺은
새 고용계약서 때문.

지난 96년 던랩이 취임하면서 맺은 첫 고용계약서에는 던랩이 해고되면
1백만달러를 지급키로 돼 있으나 지난2월 계약을 갱신하면서 해고수당이
5백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계약을 갱신할 당시보다 상황이 더 악화돼 그 같은 거액을 줄 수
없다는 것.

또 던랩회장이 이미 지난달부터 수차례 사의를 표명하며 "스스로 당초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에 갱신 계약이 무효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빔 관계자들은 "경영이 이렇게 어려운 상태에서 실패한
경영자에게 5백만달러라는 거액을 주었을 때 주주들로부터 받을 엄청난
비난도 부담이 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속내를 토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던랩이 정리해고 전문가인 만큼 정리해고 수당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적 솜씨를 보여줄 것이라고 조크.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