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보증으로 인한 분쟁이 크게 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인해 기업도산 및 개인파산이 급증하면서 잘못
선 빚보증때문에 월급을 압류당하거나 심지어 전재산을 날리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은행 빚독촉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도
신문 사회면에 곧잘 실린다.

이에따라 대검찰청은 얼마전부터 빚보증을 위한 재직증명서 발급을 가급적
억제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출보증용 재직증명서 발급에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이제 보증은 IMF시대 재테크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보증을 설 때는 직접 대출을 받는다는 자세로 관련
서류를 꼼꼼히 읽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약의 경우 대신 갚아야 할 금액 등이 얼마인지를 따져 보고 책임질 수
있는 범위를 명확히 한 다음에야 보증서류에 서명해야 한다.

아무런 확인없이 보증을 섰다가 일이 터지면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보증과 담보는 다르다 =보증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사람이 돈을
갚지못할 경우 보증인이 대신 갚겠다는 법률적 약속이다.

반면 담보(권)는 금융기관이 빌려준 돈만큼의 재산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을 말한다.

언뜻 생각하면 담보가 더 위험할 것 같지만 사실은 보증의 책임범위가
훨씬 넓다.

담보는 제공된 부동산 등 물건에 대해서만 채권 청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보증은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져야 할 금액에 따라선 보증선
사람도 전 재산을 날릴 수 있는 사태를 만들 수도 있다.

<>보증에는 어떤 게 있나 =보증책임의 경우 보증과 연대보증이 있다.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시 연대보증만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채무범위에 따라 특정채무보증과 근보증으로 구분한다.

특정채무보증은 지금 대출받는 금액에 대해서는 보증을 서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근보증은 현재 또는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모든 채무을 보증한도
안에서 책임지게 된다.

근보증은 다시 한정근보증과 포괄근보증으로 나뉜다.

한정근보증은 일정기간동안 정해진 대출에 대해서만 과거나 현재 또는
미래의 채무에 대해서도 책임지는 것.

포괄근보증은 대출종류는 물론 기한도 정해져있지 않은 보증계약이다.

따라서 포괄근보증의 책임범위가 가장 넓다고 볼 수 있다.

담보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보증과 마찬가지로 특정채무만을 담보하는
저당과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근저당으로 나뉜다.

<>책임범위를 확실히 해둔다 =담보제도와 보증제도는 별도로 운영된다.

따라서 가급적 두가지를 동시에 책임지는 경우가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또 특정 대출에 한해서만 담보 또는 보증을 하도록 유의해야 한다.

무조건 도장을 찍었다가 뜻하지않게 보증서준 사람의 모든 채무를 떠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증을 설 때 보증인란에만 이름을 쓰고 보증금액을 적지않으면 대신
물어 줘야할 돈이 터무니없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연대보증은 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있더라도 보증인에게 곧바로 채권을
청구할 수 있다 =은행 등 채권기관은 채무자에게 빚을 갚도록 요구하지
않고도 연대보증인에게 바로 상환요청을 할 수 있다.

돈을 빌린 사람이 능력에 상관없이 보증인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채권자는 채무자나 연대보증인 누구에게도 채권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증인에게 불리하다.

연대보증을 설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도 이때문이다.

다만 보증인이 대신 돈을 갚았을때는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추가로 알아둬야 할 사항 =보증을 설 때는 책임범위 기간 등 약관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뒤 계약을 맺도록 해야 한다.

가급적 약관 사본을 보관하는 게 좋다.

또 보증기간은 가급적 짧게해야 한다.

채무자의 재산상태가 좋더라도 보증기간이 길면 채무자의 신용상태가
악화돼 뜻하지않은 손실을 입을 수 있어서다.

회사대출에 이름을 빌려줘서도 곤란하다.

회사가 부도나면 이 돈은 직원이 책임져야 한다.

빚보증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했다면 은행감독원 분쟁상담실(776-5502)을
활용하는 것도 해결방법중의 하나.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