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15일 일본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일본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을 촉구했다.

EU회원국들은 그러나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일본 엔화의 시세를
떠받치기 위한 금융 또는 통화상의 지원 의사는 비치지 않았다.

정상회담을 주최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각국 정상들에게
아시아위기와 일본의 경기후퇴로 "세계경제가 중남미위기 이후 거의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로 인해 EU경제도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또 "EU지도자로서 우리의 임무는 현재 미국이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도 "일본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초래할 위험을
신속히 검토해 필요한 대응책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과 별도로 열린 EU 재무장관 회담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일본이 투자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금융시스템을 조속히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페 마이스타트 벨기에 재무장관은 일본이 "가능한 가장 확고한
방법"으로 16조6천억엔(미화 1천2백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이행해야 하며 국민들에게 경기부양책이 시행되고 있음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금융분야 경쟁력 강화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EU 재무장관들은 그러나 일본의 경기후퇴가 유럽의 대일 수출에 타격을
주기는 하겠지만 EU내의 금리를 떨어뜨리고 수입단가를 낮춰 내수와 투자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또 최근 극심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러시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추가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EU는 회원국 확대를 앞두고 오는 10월 빈에서 비공식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영국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