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는 기존 틀을 깨는 것이다"

평범한 말 같지만 벤처를 표현하는 가장 적확한 말이다.

벤처의 본질에 충실하고자 잘 나가던 조직을 떨쳐버리고 나오는 모험을
감행, 창업 3개월만에 2백개가 넘는 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한 사람들이 있다.

지난 3월 별정통신서비스 사업체 원텔을 설립한 최용준(35)사장,
최수혁(38)자문역, 김광석(34)이사가 그들이다.

올해 매출이 1백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이 회사를 설립한 이들이
갖고있는 자산은 전문적인 실력과 과감성.

미국 스탠포드대 MBA(최사장),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제학박사(최자문역),
서울대 산업공학대학원(김이사)졸업이라는 화려한 학력을 자랑하는 이들은
모두 정보통신 전문 컨설턴트였다.

연봉은 1억~3억원대.

평범한 월급장이라면 요즘같은 구조조정기에 결코 놓치고 싶지않은
일자리다.

그런데도 이들이 안정과 고임금을 포기하고 모험의 길에 들어선 것은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그들의 실력으로 1인자가 될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

틈새시장을 보았던 것이다.

창업전부터 서로 협력 자문관계에 있던 이들은 김이사의 "한번 해보자"는
제의로 뭉치기 시작했다.

4년여간 통신사업 컨설턴트로서 일해온 최사장과 최박사는 각각 마케팅과
통신정책에 특화된 지식을 가졌다.

엔지니어인 김이사는 통신망운영.설계.관리가 전공.통신사업의 3박자를
갖추었으니 완벽한 결합이었다.

실제로 김이사와 기술진들은 창업후 단기간에 컴퓨터통신장비
운영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서비스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저렴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들이 첫 사업으로 내세운 것은 "지구촌 전화".

지난 5월1일부터 시작된 이 사업의 특징은 가격 및 서비스의
차별화전략이다.

종래와 같이 1~2곳의 교환기를 거치지 않고 고객과 국제관문교환국간
직통이어서 통화감도가 양호하다.

또 고객이 제기한 품질에 대한 불만이 원텔 탓이라는 점이 확인되면
통화료를 환급해준다.

저렴한 가격은 원텔이 특히 자랑하는 것.

미국의 경우 1분통화 요금이 3백43원으로 기존 국제전화요금(8백40원)보다
63% 정도 싸다.

다른 지역도 평균 50~60% 저렴하다.

이는 기존 서비스 업체들의 회선가동률이 40% 정도인데 비해 원텔은
70%를 유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

회선임차료와 해외 별정통신사업자와의 정산료를 싸게 책정한 것도 도움이
됐다.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국제전화 사용료가 월 1백만원 이상인 기업등
특정의 틈새고객을 서비스대상으로 삼다보니 장비투자비도 최소화,
원가절감에 보탬이 됐다.

기술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한 이들의 자신감은 서비스 개시 1개월만에
포항제철 힐튼호텔 제일제당등 2백여개의 회사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현재 3백여개의 회사와 서비스 계약상담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기술과 사업성은 창업과정에서부터 이미 인정을 받았다.

6개의 법인과 에인절(개인투자자) 20명이 이 회사의 주주로 참여했다.

자본금은 33억원.

에인절 중에는 창업진의 배경과 사업계획만 보고 1억원을 흔쾌히 투자한
사람도 있다.

삼보정보통신 기산텔레콤등 벤처기업과 한국종합기술금융(KTB)도
참여했다.

3명의 전문가가 모여 만든 원텔의 직원은 현재 30여명.

오는 8월께는 기존 요금보다 40% 가량 싼 가격에 시외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02)555-9199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6일자 ).